제3보험 주도권 경쟁 격화…생보사, CSM 확보 총력

이지영 기자 2026. 2. 2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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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17發 포트폴리오 전환…보장성·CSM 확보에 집중
배타적사용권 선점 경쟁…특약 패키지화로 상품 고도화
교보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삼성생명 사옥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사진/ 각사  

| 서울=한스경제 이지영 기자 | 생명보험사들이 신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종신보험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계약서비스마진을 안정적으로 축적할 수 있는 제3보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는 계약 유지 기간이 길고 보장 구조가 비교적 안정적인 제3보험은 CSM을 안정적으로 축적할 수 있는 영역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들은 최근 건강·상해·간병 중심의 보장성 상품 비중을 확대하며 사고나 질병으로 내 몸에 발생하는 손해를 보장해주는 보험인 제3보험 시장을 공략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고액 사망보험 상품의 수요가 둔화되면서 성장 축을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IFRS17 도입 후 보험사들은 장기 보장성 보험의 계약서비스마진(CSM)을 미래 이익으로 인식하면서 상품 구조에 따른 수익성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이는 제3보험이 계약 유지 기간이 길고 보장 구조가 비교적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제3보험은 사고나 질병으로 내 몸에 발생하는 손해를 보장해주는 보험으로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 취급할 수 있는 상품이다. 대표적인 것이 건강보험·요양보험·간병보험 등이다. 생보사의 전유물로 분류됐던 제3보험은 2003년 보험업법이 개정되면서 손보사에게 진출이 허용됐으며  이후 손보사의 점유율 우위가 뚜렷해졌다.

이는 손보사들이 제3보험을 전략 상품으로 삼아 공격적인 마케팅과 상품 개발에 나선 것에 비해 생보사는 종신보험 중심의 전통적 전략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이에 2004년 생보사의 점유율이 75%에 달하던 것이  2010년을 기점으로 손보사가 역전하는가 하면 2022년에는 손보사의 점유율이 71.3%까지 상승했다. 

생보사가 손보사에 비해 제3보험 시장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온 배경으로 상품 구조와 통계 체계의 차이를 꼽을 수 있다. 이는 생보사가 구조적 특성상 손해율 산정이 어렵고 사고의 심도보다 발생 건수 중심으로 통계를 집계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담보별 세부 손해 데이터 축적이 힘들고 보험 통계 대신 국민건강통계를 기반으로 요율을 산출해온 측면도 있다.

반면 손보사는 담보 단위로 손해액을 정밀 분석해 요율에 반영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어 데이터 축적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경쟁 우위에 있다. 상품 설계에서도 보험료를 추가해 배상책임담보 등 다양한 보장을 결합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적 차이로 제3보험 시장은 오랜 기간 손보사의 주력 무대로 인식돼 왔다. 

▲ 제3보험 둘러싼 생보사들 배타적사용권 경쟁도 치열

하지만 최근에는 제3보험 영역에서 생보사의 입지가 확대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기준으로 국내 22개 생보사의 사망 담보를 제외한 보장성보험의 초회 보험료는 72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동기(4239억원)에 비해 70.9%가 증가한 것이다. 또한 보험개발원 집계 기준에 따르면, 같은 기간 19개 손보사의 개인 제3보험 초회보험료는 7469억원으로 1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생보사들이 제3보험으로 전략을 전환한 배경에는 IFRS17 체계 아래 CSM 관리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제3보험은 계약 유지 기간이 길고 보장 구조가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CSM을 꾸준히 축적할 수 있다.

이에 제3보험을 둘러싼 생보사들의 배타적사용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생보사들이 획득한 배타적사용권은 총 13건으로, 이 중 12건이 건강·질병·치매와 같은 제3보험 영역에 집중돼 있다. 또한 올해 부여된 3건의 배타적사용권 가운데 2건 이 건강보험 신규 특약이다. 

한화생명은 이달 '카티라이프수술 보장특약 무배당'에 대해 6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았다. 기존 상품에서 보장하지 않았던 첨단 치료법을 담보해 고비용 관절 치료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교보생명이 업계 최초로 선보인 '특정자궁질환보장특약' 역시 6개월간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이 특약은 사후 치료 중심에서 예방·조기 발견 중심으로 보장 패러다임을 확장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주요 생보사들은 암보험을 출시·개정하면서 특약을 패키지화하는가 하면 치료 단계를 통합 보장으로 재배치하고 있다.

동양생명이 지난달 내놓은 '(무)우리WON하는암보험'은 암보험 특약 구조를 대폭 단순화해 총 33개의 특약을 9개의 특약으로 재구성했으며 고객이 보다 쉽고 직관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살계했다. 

삼성생명은 이달 '삼성 The퍼스트 건강보험S'를 개정 출시하고 '검사부터 재활까지'를 한 덩어리로 묶었다. 특약AT'를 신설해 영상·정밀검사, 수술, 항암약물, 방사선, 통증완화, 재활치료까지 치료 과정을 포괄하도록 했다.

▲ 제3보험 '설계 경쟁' 본격화..."진단 특약이 갈라"

앞으로 제3보험을 둘러싼 업권 간의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금 활용도가 높은 진단 특약 설계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질병별 특약을 개별적으로 추가할 경우 보험료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주요 7대 질병을 포괄하면서도 합리적인 보험료 수준을 유지하는 단일 구조가 차세대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생보사가 제3보험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선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차별화된 담보 설계와 보장 구조의 정교화가 병행돼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CSM 확대와 자본 효율성 제고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건강보험 신담보 개발 경쟁은 불가피하다"며, "배타적사용권을 통한 시장 선점 전략이 중장기 성장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종신보험 판매 둔화와 IFRS17 도입 이후 장기 보장성 상품의 수익성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제3보험은 사실상 핵심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손보사와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리스크를 분산하고 안정적인 이익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 향후 경쟁력의 관건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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