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민트’ 류승완 감독 “박정민 인기=천재지변…우리가 덕 보는 날 왔다” [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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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 인기요? 천재지변이죠."
영화 '휴민트'로 돌아온 류승완 감독은 특유의 솔직함과 여유를 보였다.
올해 설 연휴 극장가에 출격했지만 '휴민트'의 출발점은 류 감독의 전작 '베를린'(2013)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류 감독은 이번 '휴민트'를 두고 '여한이 없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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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박정민 인기요? 천재지변이죠.”
영화 ‘휴민트’로 돌아온 류승완 감독은 특유의 솔직함과 여유를 보였다. 농담처럼 던진 말이었지만 배우를 향한 애정과 신뢰는 분명했다. 동시에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해 “진짜 하고 싶은 걸 다 해봤다”고 표현했다.
‘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다.
최근 스포츠서울과 만난 류승완 감독은 개봉 소감을 묻자 “일단 잘 봐주셔서 감사하다”며 “‘익숙한 것과 새로움을 어떻게 조화시킬까’는 늘 고민하는 지점이다. 이번에는 액션 자체도 액션이지만 영화 전체의 리듬을 새롭게 가져가 보자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휴민트’의 가장 큰 특징은 속도감에 대한 접근 방식이다. 빠르게 몰아붙이기보다 차분히 쌓아 올린다. 류 감독은 “장르 영화에서 으레 등장하는 방식이나 과장된 장치 대신 인물들의 정서를 차곡차곡 쌓고 싶었다”며 “관객이 어느 순간 클라이맥스에 도착해 있는 느낌, 눈과 귀가 아니라 몸으로 받아들이는 리듬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후반부 구성은 특히 공을 들인 대목이다. 항구 시퀀스를 기점으로 액션신이 한 시간 가까이 이어진다. 교차와 리듬, 대사 없이 진행되는 장면만 20분이 넘는다. 류 감독은 “찍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힘든 작업이다. 대사가 없으면 관객도 헷갈릴 수 있다”면서도 “그럴 땐 결국 동료들을 믿고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설 연휴 극장가에 출격했지만 ‘휴민트’의 출발점은 류 감독의 전작 ‘베를린’(2013)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베를린’을 준비하던 당시 취재 과정에서 얻은 자료들이 기본 세팅에 영향을 줬다. 시나리오 초안 구조 역시 오래전에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휴민트’ 속에는 ‘베를린’의 주인공 표종성(하정우 분)의 근황이 이스터 에그처럼 녹아 있다.

오랜 시간 준비해 온 ‘휴민트’가 마침내 빛을 보게 된 데에는 조과장과 박건을 연기한 조인성과 박정민의 힘이 컸다.
류 감독은 “가장 큰 원인은 조인성과 박정민이었다. 이 두 배우를 전면에 내세우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왜 조인성이었을까’ 돌아보면 결국 이미지였다. 우아함과 품격, 나이를 멋있게 먹어가고 있는 배우다. 잘나고 쭉쭉 뻗어서가 아니라 내면에서 나오는 분위기가 굉장히 매력적”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대세 반열에 오른 박정민에 대해서는 특유의 농담도 곁들였다. 류 감독은 “‘정민아, 우리가 네 덕을 보는 날이 오는구나’ 싶었다. 요즘 인기는 정말 천재지변 아니냐”며 웃었다. 이어 “너무 좋은 배우다.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많은 걸 채워줬다. 일단 새로웠고, 액션도 잘한다”고 신뢰를 보냈다.
조과장의 휴민트이자 박건의 전 연인인 채선화(신세경 분) 활용법에 대해서도 분명한 철학을 밝혔다. 류 감독은 “주체적으로 서 있는 인물을 그리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구원받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감당하는 인물”이라며 “탈출 장면에서 조과장과 박건이 총을 쏘는 버전도 있었지만, 그건 채선화의 몫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구하고, 스스로 선택하는 인물이길 바랐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이번 ‘휴민트’를 두고 ‘여한이 없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지금은 미련이 없어졌어요. 진짜 하고 싶은 걸 다 해봤다는 느낌입니다. 창작의 출발은 동경이었습니다. 너무 좋아서 흉내 내고 싶었던 감각들. 그런데 이 영화에 이르러 제가 좋아하던 것들을 제 방식으로 정의해 본 느낌이에요. 그래서인지 다음 영화가 더 궁금해졌습니다. 제 호기심이 어디로 향할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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