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MBK, 홈플러스 회생 나랏돈 믿고 버티기?[더시그널]

김은영 기자 2026. 2.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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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 1년 째…청산 VS 연장
3000억원 조달안 표류
메리츠·산은, 자금 투입 ‘회의적’
홈플러스 점포 외관 / 한스경제DB 

| 서울=한스경제 김은영 기자 |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시한(다음 달 4일)이 임박한 가운데, 긴급운용자금대출(DIP) 등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 측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1000억원 외에 채권단에 추가 지원을 요청했으나 반응은 미온적이다.

정치권에서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홈플러스 정상화에 정부 돈을 끌어다 쓰기 위해 20만 종사자를 인질로 한 버티기에 들어갔다고 힐난했다.

◆법원 판단 앞둔 회생 기로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회생법원 4부는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채권단, 노조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회생절차 계속 여부에 대한 의견서를 요구했다. 회생절차 개시 1년째인 다음 달 4일 법정관리 시한 만료를 앞두고 폐지 또는 연장에 대한 의견을 물어본 것이다.

폐지 시 홈플러스는 청산 또는 파산 절차를 밟게 되고, 연장 시에는 최장 6개월간 시간을 벌 수 있다.

특히 법원은 연장을 원할 경우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과 제3자 관리인 추천안도 함께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단순한 시간 연장이 아니라 실제 회생 가능성을 입증할 자금 조달 방안과 관리 체계 개선안을 제시하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앞서 홈플러스가 법원에 제출한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의 핵심인 3000억원 규모의 DIP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매각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대주주 MBK VS 채권단 온도차

MBK는 3000억원 중 1000억원을 부담하겠다고 했다. 반면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과 산업은행은 명확한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메리츠금융은 홈플러스가 청산돼도 원금 회수가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해 5월 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메리츠캐피탈은 홈플러스와 1조2396억원 규모의 선순위 신탁담보를 체결했다. 전국 62개 점포를 신탁 담보로 확보했고, 담보 평가액은 2조8174억원이다.

메리츠는 이미 2561억원을 회수했으며, 지난해 7월 홈플러스 신내점 매각 대금도 채권 상환에 사용됐다. 이에 따라 메리츠가 보유한 홈플러스 채권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515억원 줄어든 1조1652억원으로 집계됐다.

산업은행은 회수 가능성과 담보 가치 등을 이유로 홈플러스 수혈에 회의적인 분위기다.

김기한 금융위원회 구조개선정책관은 "산은은 관련 규정상 현재 여신을 취급하지 않고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DIP금융을 취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트노조 "MBK 자금 추가 투입해야"

피해는 노동자들의 몫이 됐다. 노조는 MBK가 운영자금을 추가로 투입하고, 제3자 관리인은 유암코(연합자산관리)에서 맡아달라는 입장이다.

홈플러스가 파산하면 직원 2만명과 입점·협력업체 직원들까지 약 10만명이 일자리를 잃거나 대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다.

이에 최근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 지부와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 등 양대 노조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폐지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홈플러스 사태 해결방안 마련 촉구를 위해 안수용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장과 강우철 마트노조 위원장은 무기한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유동성 악화 속 익스프레스 매각 지연

운영 정상화가 지연되는 사이 홈플러스의 유동성은 빠르게 쪼그라들고 있다. 2024년 126곳이던 점포 수는 이달 111곳으로 줄었다. 지난해 말부터 원천·가양·장림·울산북구·일산점이 문을 닫았고, 올해 들어서도 계산·안산고잔·시흥·천안신방·동촌점이 폐점했다. 이달 들어서는 부산 감만·대전 문화·울산 남구·전주 완산·화성 동탄·천안·조치원점이 추가 정리 대상에 올랐다.  2027년까지 점포를 102개 수준으로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납품 대금과 직원 급여도 정상적으로 지급되지 않고 있다. 본사 차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는 등 인력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아직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한때 7000억원 이상까지 거론됐던 매각가는 최근 3000억원 수준까지 낮아졌다.

◆정치권, 김병주·MBK 책임 압박

정치권도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회생절차의 성공은 DIP 금융조달에 달려있는데 MBK파트너스는 자금의 3분의 1만 책임지겠다고 버티고 있다"며 "아무 관련 없는 산업은행에 1000억원을 부담하라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20만 종사자의 일자리를 인질로 정부 돈을 끌어내려는 얄팍한 술수"라며 "이대로라면 조만간 회생 폐지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추가적인 회생 복안에 대해 MBK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은 회생법원의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여러 사안들이 담긴 구조혁신안 중 하나인 DIP 대출에 대해 홈플러스 회생 이해관계자들 중 한 곳인 주주에게 문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메리츠금융그룹 관계자는 자금 지원과 관련해 "아직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에 대해 총 5000억원의 사재를 출연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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