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처럼 쓴 이상 전문가의 ‘이상론’
이상 절친 화가 구본웅 시점서 풀어
“문학을 공부하지 않은 일반 독자도 ‘이상’이라는 이 아주 특이한 존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조금 다른 스타일로 접근해보자….”

문학평론가 권영민 서울대 명예교수가 책 ‘주피터의 초상’(폭스코너)을 펴냈다. ‘이상전집’ ‘이상 연구’ 등을 펴낸 이상(李箱·본명 김해경·1910~1937) 문학 전문가가 소설체로 쓴 이상의 삶과 문학 이야기다.
권 교수는 23일 기자 간담회에서 “결핍·억압·금제(禁制) 세 키워드를 중심으로 (연보) 중간 중간 빈칸을 허구로 채우면서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했다. 책은 서양화가 구본웅(1906~1952)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권 교수는 “이상을 가장 가까이에서 증언해줄 수 있는 인물을 고민하다가 이상과 소학교 시절부터 친구였던 구본웅을 떠올렸다”고 했다. 구본웅이 선물한 오얏나무로 만든 화구상자를 받고 필명 ‘이상’을 지은 일화가 유명하다.
권 교수는 소설을 쓰고 싶어 서울대 국문과에 진학했지만, 대학교 4학년 때 일간지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되며 학자의 길을 걸었다. 이번 책에는 소설 쓰기를 향한 저자의 오랜 열망도 담겼다. 일곱 번이나 퇴고를 거쳤다. 소설체인 글에 비평가 권영민의 목소리가 비집고 들어오려 할 때는 시인이자 비평가인 김기림(1908~?)을 활용했다. “이상에 대한 문학적인 해석은 김기림이 들려주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제목 ‘주피터 초상’도 김기림과 관련이 있다. 김기림은 이상의 영전에 바친다며 시 ‘쥬피타 추방’이란 시를 썼다. 이상을 전지전능한 신 주피터에 빗댄 것이다. 권 교수는 “이상은 우리 문학이 가진 보배”라며 “인간 이상이 가진 진정성을 독자들이 깊이 있게 이해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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