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번 중 8번 우승, 우연 아니다…싱가포르 코스가 한국에 유리한 이유

주영로 2026. 2. 2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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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세계랭킹 1~3위가 한 조에서 맞붙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2008년 창설 이후 17차례 열린 대회에서 한국 선수는 8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직전 대회인 혼다 타일랜드에서 한국 선수 6명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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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개막
역대 17번 대회에서 한국 8승 합작 초강세
실력이 가르는 탄종 코스의 변별력
김효주, 고진영, 최혜진, 김세영, 황유민 총출동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2015년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세계랭킹 1~3위가 한 조에서 맞붙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1위 리디아 고, 2위 박인비, 3위 스테이시 루이스가 챔피언조에서 우승을 다퉜다. 결과는 박인비의 승리였다. 많은 버디를 쏟아낸 선수가 아니라, 가장 적게 흔들린 선수가 정상에 올랐다.

김효주. (사진=이데일리DB)
그날 승부를 가른 또 하나의 승부처는 ‘멘탈’이었다. 리디아 고는 초반 공동선두로 치고 올라왔지만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고, 루이스는 감정 기복 속에 무너졌다. 반면 박인비는 초반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공동선두를 허용하는 위기에서도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 11번홀에서 찾아온 결정적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실수를 최소화하며 끝까지 리드를 지켜냈다.

이 승부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의 본질을 그대로 설명한다. 이 대회는 한두 번의 폭발적인 버디보다 72홀 내내 유지되는 집중력과 위기관리 능력이 더 중요하다. 실제로 2008년 초대 챔피언 로레나 오초아가 20언더파로 우승한 이후, 단 한 번도 20언더파를 넘는 스코어는 나오지 않았다. 매년 10언더파대 중후반에서 승부가 갈렸다. 코스 변별력이 뚜렷하고, 운이나 외부 환경보다 선수 개인의 완성도가 결과에 직결되는 구조다.

그래서 한국 선수들이 강했다. 정교한 티샷과 아이언 샷, 그리고 흔들림 없는 경기 운영은 이 코스에서 특히 위력을 발휘했다.

2008년 창설 이후 17차례 열린 대회에서 한국 선수는 8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신지애(2009년)를 시작으로 박인비(2015·2017년), 장하나(2016년), 박성현(2019년), 김효주(2021년), 고진영(2022·2023년)이 차례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코스가 요구하는 능력과 한국 선수들의 강점이 맞물린 결과다.

올해도 흐름은 나쁘지 않다. 직전 대회인 혼다 타일랜드에서 한국 선수 6명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특정 선수의 이변이 아니라 전반적인 전력 상승이 확인됐다.

올해 대회는 26일부터 싱가포르 센토사의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 코스(파72)에서 막을 올린다. 태국에서 확인한 상승세가 그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 가늠할 첫 시험대다.

김효주는 정확도에 비거리 향상까지 더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고진영은 이 대회 두 차례 우승 경험을 갖고 있고, 황유민은 공격적인 플레이로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혜진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에 이어 혼다 타일랜드에서 연속 톱10을 기록했다. 김아림과 김세영은 폭발력이 좋고, 이소미는 혼다 타일랜드 2라운드에서 11언더파를 몰아칠 만큼 샷 감각이 절정에 가깝다.

변별력이 뚜렷한 코스일수록 강점은 더 선명해진다. 전통의 강세와 현재 상승세가 동시에 맞물린 올해는 한국 선수들이 우승 경쟁의 중심에 설 확률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고진영. (사진=AFPBBNews)

주영로 (na187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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