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서 불 피웠다"‥ 단양 산불에 주민 50여 명 대피

김은초 2026. 2. 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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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의 한 야산에서 불이 나 축구장 5개 면적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마을 주민 50여 명은 긴급 대피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는데요. 

 

길을 잃고 산을 헤매던 80대 치매 노인이 추위를 피하려 불을 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은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시뻘건 불길과 희뿌연 연기가 산등성이를 온통 뒤덮었습니다. 

 

화선 너머 산꼭대기에서는 커다란 불꽃이 끊임없이 솟구칩니다. 

 

진화대원들이 연신 물줄기를 쏘아보지만, 메말라 있던 산을 덮친 불길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습니다. 

 

단양군 대강면의 한 야산에서 난 불이 바람을 타고 빠르게 번지면서, 산과 맞닿은 마을 주민 50여 명은 다급히 경로당으로 몸을 피했습니다. 

 

◀ INT ▶ 김순옥 / 주민 

"이장님이 방송을 직접 했어. 세 번, 네 번. 소란스러웠죠. 그러니까 우리가 다 일어났죠. 우리는 산 밑에 집인데…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심장이 막 그래… 청심환도 먹고 그랬어요." 

 

이웃들이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깨운 덕에 화를 면했습니다. 

 

◀ INT ▶ 김창순 / 주민 

"막 쫓아와가지고 막 빨리 대피하라고, 핸드폰만 들고 나가라고 그래서 쫓아 나오는데… 우리 집 뒤에 조금 떨어져서 아이고 다 타네 다 타네…" 

 

밤새 산을 집어삼키던 불길은 날이 밝은 뒤 진화 헬기가 투입되면서 9시간 40분 만에 진화됐습니다. 

 

이 불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축구장 5개 면적인 임야 3.9 헥타르가 불에 탔습니다. 불은 산기슭에서 시작됐습니다.

 

이곳에서 시작된 불은 바싹 마른 낙엽과 나뭇가지들로 옮겨붙으면서 산 위쪽으로 빠르게 번져 올라갔습니다. 

 

불을 낸 피의자는 화재 현장 인근에서 붙잡혔습니다. 

 

인근 마을에 사는 80대 치매 노인인데,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추워서 불을 피웠다"고 말했습니다.

 

◀ INT ▶ 전원식 / 주민 

"제가 발견했을 때는 어르신이 누워계셨었는데 진화대원들이 다시 끌어올려서 안정을 시킨 다음에 얘기를 했죠. 추워서 불을 피웠다고 그러시더라고요." 

 

경찰과 산림 당국은 이 80대 남성을 산림재난방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은초입니다.

 

영상취재: 천교화 / 화면제공: 산림청, 충북소방본부, 전원식·강성열(시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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