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3’ 목표 달성했지만…“한국, 에어매트 하나 없는 불모지”
동계올림픽 선전에 높아진 관심
체계적 지원·종목 다변화 따라야

대한체육회가 금메달 3개로 종합 순위 10위 안에 들겠다는 목표를 설정했을 때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다. 2022 베이징 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로 14위였던 한국에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의 메달 사냥은 더 험난해 보였다.
한국은 금메달 3개 목표를 달성했다. 그 출발점은 예상치 못한 종목이었다. 2018 평창 대회에서 이상호(넥센윈가드)가 획득한 남자 평행대회전 은메달이 지금까지 동계올림픽 유일한 메달이던 설상에서 대회 초반 금·은·동 1개씩 총 3개의 메달이 나왔다.
올림픽 설상 첫 금메달, 단일 올림픽 멀티 메달 등 ‘최초’ 기록이 쏟아졌다. 남자 스노보드 알파인 김상겸(하이원)과 여자 스노보드 빅에어 유승은(성복고)이 각각 은메달, 동메달을 따내며 힘찬 스타트를 끊었다. 이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리고 최가온(세화여고)이 화룡점정을 찍었다. 최가온은 스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기록, 3연패에 도전한 세계적인 스타 클로이 김(88.00점·미국)을 제치고 우승하며 한국에 대회 첫 금메달을 안겼다. 1차 시기 부상에도 포기하지 않고 2차, 3차 시기에 나선 끝에 완벽한 점프로 대역전극을 완성해 큰 감동까지 선사했다.
설상 종목의 선전으로 한국 동계 스포츠는 빙상, 특히 쇼트트랙에 묶여 있던 메달 전략 종목 다변화의 매듭을 풀게 됐다. 최가온과 유승은은 2008년생, 남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기대주 이채운도 2006년생이라는 점에서 기대치는 더 높아졌다.
‘관심 밖’ 종목이던 스노보드가 앞으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열악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수들은 “국내에 스노보드 훈련 시설이 없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최가온도 “일본은 여름에도 스노보드 훈련을 할 수 있는 ‘에어매트’가 갖춰져 있다. 한국엔 하프파이프 경기장이 딱 하나뿐이다. 그마저도 완벽하지 않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그래서 한국을 떠나 일본에서 훈련하는 일이 잦다. 시간은 물론 비용도 더 많이 든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선수단 해단식에서 “스노보드가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으나 실상은 에어매트 하나 없는 곳에서, 해외를 돌아다녀야 하는 불모지에서 나온 것”이라며 훈련 시설 보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 회장은 이어 “올림픽을 계기로 일어난 관심이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다. 개별 연맹에서 하는 것 이상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폐회식 참석을 위해 이탈리아를 방문한 김대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대한체육회와 정부 내 협의를 통해 훈련장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밀라노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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