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경제성은 만들어 가는 것, 부산 제조업과 접목 땐 파급효과 커”
“북극항로가 활성화될 시점을 정확히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시대가 반드시 올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기회가 왔을 때 바로 뛰어들 수 있는 ‘제반 여건’을 완벽히 갖추는 것입니다.”

지난 20일 만난 김민수(사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북극항로지원단장은 북극항로를 단순한 ‘희망 고문’이 아닌, 치밀하게 준비해야 할 ‘미래의 전장’으로 정의했다.
북극항로 상용화 때 부산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는 연간 수십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 하역 수입을 넘어 선박 수리, 벙커링(연료 공급), 선용품 공급 등 연관 산업의 동반 성장이 예고돼 있다. 특히 북극해에서 생산되는 LNG와 희토류 등 전략 자원이 부산항을 통해 들어오면, 부산은 동북아시아의 ‘에너지 거래소’ 역할까지 수행하게 된다. 양질의 일자리도 생긴다. 항만 물류 보안 전문가, 극지 선박 항해사, 북극 자원 거래사 등 기존에 없던 직업군이 부산에서 탄생한다.
김 단장은 부산 경남 울산지역의 제조업이 북극항로를 통해 새로운 모멘텀을 얻을 수 있다고 보았다. “북극항로는 기본적으로 ‘친환경’과 ‘고도화된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며 “이를 지역 제조업과 접목시킨다면 단순한 물류 통로를 넘어 거대한 산업 연관 효과와 고용 창출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북극항로 이용의 최대 걸림돌은 지정학적 리스크다. 북동항로의 핵심 구간을 점유한 러시아가 국제 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 단장은 이에 대해 “러시아를 배제하고 북동항로를 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당장 협상 테이블이 불투명해 보일지라도, 과거 진행했던 시범 운항의 데이터와 경험을 유지하며 다양한 전략적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극항로의 경제성에 의문을 표하는 시각에 대해 김 단장은 실제 사례를 들어 반박했다. “지난해 9월, 중국 하이제해운의 컨테이너선 ‘이스탄불 브릿지’호가 북극항로를 통해 저장성 닝보·저우산항에서 영국 펠릭스토항까지 운항하며 기존 남방 항로 대비 약 20일을 단축했다는 기록이 있다”며 “시간 단축이 가져오는 이점은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단장은 “지금 당장 경제성이 얼마라고 수치화하기는 어렵지만, 인프라가 조성되고 우리가 적기에 진입할 여건만 된다면 그 이익은 극대화될 것”이라며 “결국 경제성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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