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도 안 하고 36학점?…“참 쉬운 국립대 박사 학위”
[KBS 대구] [앵커]
경북대학교가 국내 입국도 하지 않은 중국인에게 박사학위 36학점을 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당시 지도 교수는 해당 중국인의 졸업 시험을 앞두고 문제 유출까지 시도한 걸로 드러났는데요,
박진영, 류재현 기자가 경북대의 황당한 유학생 관리 실태를 연속으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2020년 경북대학교 디자인학과 박사 과정에 입학한 40대 중국인 리우 모 씨.
리우 씨는 2년간 36학점을 A 이상 우수한 성적으로 이수했습니다.
그런데 리우 씨는 단 한 번도 한국에 입국한 적이 없었습니다.
코로나19 유행 시기였지만, 실기 과목이 많은 예술대학 특성상 모두 대면 수업이 진행됐던 상황.
다른 중국인 유학생은 모두 15일 격리 조치 후 수업을 들었지만, 리우 씨는 예외였습니다.
[경북대 디자인학과 조교 : "대면 수업으로 안내가 되었기 때문에 당연히 (한국에) 들어와야 합니다. 그런데 이 학생만 안 들어왔습니다."]
그렇다고 화상 강의 등 비대면 수업을 받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담당 교수들은 모두 강의자료를 다른 학생을 통해 대리 전달했습니다.
[경북대 디자인과 교수/음성변조 : "(강의를 이 학생은 어떻게 들었는데요?) 강의 자료를 줬습니다. (그럼, 실제 수업을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알 수가 없네요? 강의 자료만 주면?) 그때 코로나 때는 그렇게 운영했습니다."]
그렇게 2년간 수업 한번 듣지 않고 디자인학 박사 학위를 수료한 리우 씨.
네 번 결석 시 F 학점을 받는 교칙도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경북대 디자인학과 조교 : "분통이 터지죠. 다른 학생들은 15일씩 격리됐고…. 성적도 (수업) 안 나온 학생한테 A+주고…. 이런 건 말이 안 됩니다."]
[리포트]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특혜를 받고 학위를 수료했을까.
리우 씨는 중국 허베이성 유명 대학의 디자인학과 교수였는데, 경북대와의 인연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경북대 디자인학과 A 교수가 2019년 해당 대학에 특강을 다녀왔는데, 그 이듬해 리우 씨가 경북대 박사 과정에 입학한 겁니다.
하지만 당시 리우 씨는 중국에서 학과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 한국 유학을 할 처지가 아니었던 상황.
이를 알고도 입학을 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심지어 A 교수는 리우 씨를 위해 시험 문제를 유출하려 한 정황도 나왔는데, 2023년 리우 씨가 종합시험을 치기 위해 한국에 오기 전 문제를 미리 알려주란 문자를 조교에게 보낸 겁니다.
A 교수는, 리우 교수가 중국 대학에서 보직을 맡아 힘들다는 말로 재차 독촉했습니다.
[경북대 디자인학과 조교 : "아…. 한 마디로 황당했습니다. 이런 일은 처음 겪었고 또 교수가 이럴 수 있는가."]
문제는 유출되지 않았지만, 실제 시험에서 리우 씨는 한국어가 아닌, 중국어로 답안을 제출해 0점 처리됐습니다.
[경북대 디자인학과 조교 : "박사는 석사하고 다릅니다. 박사는 학위 따기도 어렵고요. 지식도 충분해야 하고요. 중국에서 왔으면 어느 정도 한국어 능력은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하지만 A 교수는 이번엔, 중국어로 시험을 쳐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경북대 디자인학과 A 교수/음성변조 : "뭔가 트집 잡으시려고 자꾸 그러시는데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건 의미 없어 보이고요."]
결국 재시험을 치른 리우 씨, 이번엔 스마트 워치로 커닝하다 적발됐고 최종 실격 처리됐습니다.
이번 사안에 대해 경북대 본부 측은 출석·평가 등 리우 씨에 대한 학사관리 전반이 적정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류재현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
박진영 기자 (jyp@kbs.co.kr)
류재현 기자 (jae@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룰라 대통령 깜짝 사인 요청에 이 대통령 메시지는 [이런뉴스]
- “추워서 낙엽에 불 피워” 80대 체포…산불 10건 중 7건 ‘부주의’
- 정성호 법무장관 “내란·외환 사면금지법, 위헌 여지 없어” [이런뉴스]
- 전한길 콘서트, 태진아·이재용 이어 정찬희도 ‘손절’ 논란, 왜? [이런뉴스]
- 고령 운전자 사고 급증…면허 뺏는 것만이 답일까? [이슈콘서트]
- “고개 숙인 채 휴대폰, 목엔 20㎏ 폭탄?”…70대 이상 ‘목디스크’ 주의보 [이슈픽]
- “마동석 실사판”…맨주먹으로 유리창 박살 낸 경찰 [이슈클릭]
- [영상] 사자춤 추다 갑자기 “꼼짝마!”…‘기상천외’ 태국 경찰의 변장술
- 차준환 귀국 “한치의 후회 없어…편안한 하루 보내려 해” [이런뉴스]
- “이자를 10%나 준다고요?”…‘원금도 보장’되는 예금 상품이 있다? [잇슈 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