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성토대회 방지” “입틀막 의총”…‘맹탕’ 된 국민의힘 의원총회
‘속개’할 것처럼 하다가 갑자기 ‘종료’?…“몇 명 안 남으니 급하게 끝내”
조경태, 장동혁에 “내란수괴 혐의로 무기징역 받은 尹과 절연해야” 직격
(시사저널=정윤경 기자)
"사과와 절연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다. 분열은 최악의 무능이다"
"무죄 추정의 원칙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적용돼야 한다"
"국민의힘은 줄곧 계엄이 곧 내란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2월20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기자간담회 발언 中)
사실상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요구를 거부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둘러싼 당내 파열음이 분출할 것으로 예상됐던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23일 '맹탕'으로 마무리됐다. 당명 개정과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가 회의의 전면을 차지하면서 정작 핵심 쟁점은 공론의 장에 오르지 못했다. 속개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하다가 참석 인원이 줄자 곧바로 종료했다는 뒷말도 나온다. 민감한 사안을 의도적으로 비켜 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3시간 의총, 당명 논의에 발목…'절윤'은 실종
이날 3시간가량 이어진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지도부는 당명 변경 연기 배경을 설명하는 데만 약 1시간 30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명 개정을 주도해 온 김수민 브랜드전략 태스크포스(TF) 단장과 TF 소속 청년 인사들이 직접 발표에 나섰다고 한다. 그러나 당은 이미 6·3 지방선거 전까지는 당명 개정을 추진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였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시사저널에 "명백한 '장동혁 성토대회 방지'이자 '입틀막'(입을 틀어막다) 의총"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당명 개정에 참여했던 청년들이라고 하니 의원들이 말을 끊지 못하게 하려고 일부러 의원총회에 참석시킨 것 아닌가 싶다. 지난번 최고위원들을 불러 면전에서 얘기하지 못하게 한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왜 그런 잔머리를 쓰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후 대구·경북(TK) 행정통합 논의가 이어졌고, TK 지역 의원들의 발언이 잇따르면서 당명 개정과 행정통합 안건에만 2시간 넘는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의원들은 당 지도부가 의원총회 속개 가능성을 시사해 놓고 돌연 회의를 종료했다며 절차 운영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한 의원은 "황당한 건, 정회 후 속개할 것처럼 안내해 놓고 갑자기 회의를 끝내버린 것"이라며 "점심 약속이 있었지만 계속 기다려 달라고 양해를 구하고 나왔는데 속개하는 줄 알고 자리를 비웠다가 몇 명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서둘러 마무리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의원총회를 계속할 거라면 김밥을 가져오고 약속도 모두 취소하자고까지 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尹 확실히 절연해야" 비판에…장동혁 '침묵'만
상황이 이렇자 장동혁 대표를 향해 비판을 할 기회는 사실상 없었다는 전언이다. 국민의힘 내 최다선(6선)인 조경태 의원만이 발언권을 얻어 관련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은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당명 개정과 행정통합 논의가 지나치게 길어져 발언을 신청한 뒤 '지금은 이런 사안을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고 말했다"며 "지도부가 의도를 갖고 시나리오를 짠 것 같은데 나쁜 의도의 시나리오라면 따를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대로 가면 폭망한다. 내란 수괴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는 확실히 절연해야 한다'고 발언했다"면서 "서울시장·인천시장·강원도지사를 각각 만나 의견을 들었고, 이를 종합해 수도권의 바닥 민심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장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공개 비판에도 끝내 침묵으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의원은 "지도부는 별다른 반응 없이 듣고만 있었다"며 "회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침통했다. 문제를 알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게 가장 나쁜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결국 성토는 의총장 밖에서 터져 나왔다. 조은희 의원은 의총장을 나오면서 취재진에게 "당명 보고를 짧게 해달라고 했는데, 계속 선수를 바꿔가면서 1시간 20분 동안 하고 있다. 뭘 논의하겠다는 건가. 누구를 위해서 의총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지금 우리가 윤 어게인으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느냐, 없느냐. 그걸 의원들에게도 안 물어보지 않았나. 그래서 비밀 투표를 해보자. 그리고 전 당원들에게 물어보자. 당 대표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는 말을 하려고 했는데 말할 기회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얼마 전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배현진 의원은 "어제 당명 개정은 안 하기로 한 것 아닌가. 1시간 넘게 당명 개정과 대구·경북 통합 논의만 하고 있다"면서 "오늘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대폭락한 것으로 아는데 이런 한가한 얘기만 할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김용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장동혁 지도부가 윤 어게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당이 망해도 당권만 쥐고 있으면 그만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개혁이 곧 반대파에 대한 굴복이라고 생각하느냐"며 "장동혁 지도부가 더 이상 반국민·반개혁의 상징이 되지 않기 바란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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