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논단] 동계 올림픽 중계 방송 유감

'폭싹' 망했수다!
이번 2026년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2026.2.6~2.22)에서 잔뜩 특수를 기대했던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그들이 이번엔 폭삭 망해버렸다. 바로 동계 올림픽 경기 종목 해설자와 캐스터들이다. 대부분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 선수 출신인 해설자와 유명 아나운서인 이들은 직전 베이징 올림픽을 비롯해 과거 동계 올림픽 때는 중계 방송사로부터 많은 부름을 받았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공동 중계를 했기 때문에 20여 일간 진행되는 올림픽에서 경기 해설자로, 또는 아나운서나 캐스터로 참여해 많게는 수천만 원씩의 '짭짤한' 수입을 올렸다.
하지만 23일 폐막한 이번 이탈리아 밀라노 올림픽에서는 그 특수를 전혀 누리지 못했다. 종편 채널 JTBC가 단독 중계를 하는 바람에 극히 일부만 '알바'를 할 수 있게 돼, 과거 올림픽 때에 비해 해설자·캐스터 풀(pool)의 70% 이상이 '본업'인 해설과 중계 진행을 하지 못하고 집에서 TV로 경기를 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어떻게 보면 금전적인 손해를 가장 많이 보게 된 사람들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더 피해를 본 사람들이 있다. 바로 우리 국민이다. 지상파 3사가 아닌 JTBC가 단독 중계를 하는 바람에 이번 올림픽은 애당초 김이 빠졌다. 지상파 방송 3사가 중계를 하지 않으니 유일하게 특정 채널만 켜서 봐야 하는데, 그사이 광고나 다른 프로그램이 진행되면 아예 현지 올림픽 상황과 차단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종전 지상파 3사가 공동 중계를 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일이 벌어진 것이다. 과거에는 채널을 돌려가며 시청자들이 자신의 구미에 맞는 해설자나 아나운서를 골라 볼 수 있는 선택권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유일하게 딱 한 채널만, 그것도 그 방송사가 광고나 다른 프로그램을 방영할 땐 아예 올림픽과 시청자가 차단되는 상황을 맞게 됐다.
물론 현지와의 시차 탓도 있을 수 있다. 현지 시각 저녁 늦게 진행되는 메인 경기의 중계 시간이 한국에서는 새벽 3~5시 경이어서 시차에 따른 '붐 조성'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단독 중계를 감안하더라도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대한민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최가온의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경기가 새벽에 생중계되지 않은 것이다. 당시 JTBC는 쇼트트랙 경기를 중계하느라 최가온의 금메달 획득 순간을 우리 안방에 전달하지 못했다. 사고(?) 후 JTBC가 당시 중계 카메라가 투입된 쇼트트랙이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은 종목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는 해명을 했지만, 동시 상황에서 벌어지는 다종의 경기를 '소화'할 수 없는 단독 중계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우리 선수들이 메달을 딴 희소식을 전하는 국내 방송사들의 뉴스도 시청자들로부터 불만을 샀다. JTBC로부터 경기 장면 동영상을 입수하지 못해 메달을 따고 선전했던 선수들의 소식이 사진과 자막으로만 안방에 전해지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사진 화면으로 메달 획득 소식을 전하는 지상파나 뉴스 전문 채널 방송을 접해야 했던 시청자들은 답답함에 짜증을 낼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앞으로 이런 상황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JTBC는 오는 6월 열리는 FIFA 북중미 월드컵을 비롯해 2028년 LA 하계 올림픽, 2030년 알프스 동계 올림픽과 2032년 하계 올림픽까지 중계권을 독점했다. 이번 사례처럼 지상파 3사가 중계권 재판매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또다시 단독 중계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들, 국민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중계권 확보를 통한 특정 방송사의 광고 수익 창출을 나무랄 수는 없다. 하지만 온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이 침해당한다면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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