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정 ‘빛:관광확장-경유지서 체류형 도시로 성장’
인천관광의 기준이 바뀌었다. 이동 중심의 여행은 체류와 경험 중심으로 재편되고 관광지는 단순 방문지가 아니라 이야기를 생산하는 공간으로 진화했다.
이 흐름 속에서 인천 관광은 뚜렷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인천을 찾은 방문객은 내국인 1천138만2천회, 외국인 119만 명으로 회복세를 넘어 확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섬 관광 수요 증가와 공항 연계 체류 프로그램 확대, 원도심 문화자산 재조명 등 관광 저변도 넓어지는 추세다.
과거 '경유지' 이미지가 강했다면 최근 인천은 해양·공항·개항문화가 결합된 복합관광도시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교통 혁신과 체험형 콘텐츠 확충,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 고도화까지 정책적 움직임도 구체화되는 단계다.
인천 관광이 어떤 구조 변화를 맞고 있는지, 그리고 지속 가능한 성장 조건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수도권에서 여객선을 타고 섬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인천. 인천은 전국 최대 규모의 연안 항로망과 터미널 인프라를 갖춘 데다 요금 장벽까지 낮추며 섬 관광의 문턱을 크게 낮췄다.
접근성 개선이 수요 확대로 이어지는 '관광 선순환 구조'를 현장에서 입증하고 있다. 핵심은 'i+ 바다패스'다. 시가 지난해 1월 도입한 인천형 교통정책으로 옹진군 20개 섬과 강화군 5개 섬을 오가는 여객선 요금을 시내버스 수준인 1천500원으로 낮췄다.
도입 직후 당일치기 여행객과 1박2일 체류 수요가 빠르게 늘었고 비수기와 주말에도 승선 대기 줄이 이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바다패스 이용객은 87만1천여 명으로 전년 78만5천여 명 대비 11% 증가했다. 인천 섬을 오간 연안여객선 이용 건수는 208만6천여 건으로 전년 188만2천여 건보다 10.8% 늘었다.
요금 인하가 실제 이동 증가와 관광 활성화로 연결됐다는 의미다. 효과는 지역경제 활성화로 직결됐다. 섬 방문객 증가에 따라 숙박·음식업과 수산물 판매점 매출이 동반 상승하고 주민 고용과 소득 확대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역 상권과 어업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는 정책 지속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 인천연구원에 'i-바다패스 분석 및 개선방안 연구'를 의뢰했다. 오는 8월까지 연구를 마무리하고 환경관리 강화와 기반시설 확충, 수송체계 효율화 등을 포함한 후속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값싸게 가는 섬'에서 '다시 찾는 섬'으로. 인천의 바닷길 정책은 관광 인프라 확충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겨냥하며 섬 관광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오는 4월, 바다 위 184.2m 전망대가 인천에서 문을 연다. 지난달 개통한 청라하늘대교 주탑 상부에 조성되는 'SKY184'다. 세계 최고 높이 해상교량 전망대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신규 관광자원이다.
서해 수평선과 도심 스카이라인, 인천국제공항 활주로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입체적 경관이 특징이다. 단순 전망을 넘어 교량 외곽을 걷는 엣지워크 체험을 결합해 체험형 콘텐츠로 운영된다.
4월 시범운영을 앞두고 공항 인접 입지를 활용해 환승객 체류 프로그램과 호텔 연계 상품, 크루즈 관광 연동 방안도 추진된다. 공항 이용객을 전망대로 유입한 뒤 숙박과 소비로 연결하는 구조다. 연간 2만7천 명 유치를 목표로 한다.
전망대 하부에는 친수형 공간과 보행데크를 조성했다. 야간에는 미디어파사드를 활용한 콘텐츠를 운영해 체류 시간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영종 해변과 해양레저, 복합리조트 인프라와의 연계도 추진된다.
청라하늘대교는 단일 시설을 넘어 공항 배후 관광벨트를 형성하는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천은 이를 통해 '경유지' 이미지를 벗고 체류형 해양관광도시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인천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출발점이자 그 흔적이 비교적 온전히 남아 있는 도시다. 개항과 함께 형성된 거리와 건물, 음식과 철도는 오늘날 관광자산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이야기의 출발은 음식이다. 차이나타운의 자장면은 한국식 중화요리의 시작점이다. 인천에서 시작된 한 그릇은 전국으로 확산돼 하나의 외식 문화를 형성했다. 노포부터 현대식 중식당까지 이어지는 거리 풍경은 상징성을 갖춘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길 하나를 건너면 인천역이 있다. 1899년 경인선 개통과 함께 한국 철도의 역사가 시작된 장소다. 철도와 항만이 맞물려 형성된 구조는 인천을 단순한 항구가 아닌 근대 문명의 관문으로 성장시켰다. 원도심 일대에는 개항기 건축물과 근대 상업시설이 남아 도시의 시간성을 보여준다. 인근 월미도와 월미바다열차(6.1㎞)는 해양 체험을 더한다. 해안을 따라 이동하며 서해를 조망하는 경험 자체가 관광 콘텐츠다.
차이나타운과 인천역, 월미도, 항만을 하나의 축으로 묶으면 먹거리와 철도, 해양이 연결되는 입체적 관광 루트가 완성된다. 인천은 과거를 보존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이를 체험 가능한 자산으로 전환하고 있다. 역사와 현재가 교차하는 문화도시다.

중구·동구 원도심이 개항의 시간을 간직한 공간이라면 연수구 일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인천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축이다. 2003년 출범한 대한민국 1호 경제자유구역은 송도·영종·청라를 중심으로 도시 구조를 재편해왔다. 첨단산업과 글로벌 기업, 국제 교육·의료 인프라가 집적되며 산업 기반을 확장했고 그 결과 누적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액은 140억 달러를 넘어섰다. 공항 배후도시를 넘어 국제 비즈니스 거점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송도는 산업과 관광이 맞물리는 구조를 지향한다. 국제회의·전시 산업과 바이오 클러스터가 형성된 업무지구, 수변공원이 어우러지며 비즈니스 방문객을 체류형 관광 수요로 전환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 인천국제공항과 20분대 거리라는 접근성은 글로벌 연결성을 뒷받침한다.
소비 거점인 송도 트리플스트리트몰은 쇼핑·외식·문화 체험이 결합된 복합 공간으로, 산업 방문과 여가 소비가 한 동선에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든다. 개항장이 과거 개방의 상징이라면 경제자유구역은 오늘의 국제화를 상징한다. 항만과 철도에서 출발한 도시는 이제 첨단 산업과 글로벌 자본, 국제 관광이 교차하는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 인천 관광의 과제는 이 산업 기반을 얼마나 체류 전략과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유지웅 기자 yj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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