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1000씩 번다하니, 동창회 못가겠습니다”…대기업·중기 격차최대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2026. 2. 2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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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임금근로자 월급 통계
대기업 613만원·中企 307만원
임금 격차 역대 최대로 벌어져
대기업 직장인 100명 중 15명
月소득 1000만원 훨씬 넘어
장기근속 4050세대 최대 수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나날이 벌어지며 국내는 K자형 성장이 심화하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챗GPT]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또 한 번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코로나19 이후 회복 국면에서 성장의 과실이 고르게 분배되지 못하는 ‘K자형 성장’이 임금에서도 드러나는 것이다. 수출 대기업을 중심으로 고임금 구조가 강화되는 반면, 내수·영세 서비스업은 저임금에 머물면서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2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임금근로일자리 소득(보수)’에 따르면 2024년 대기업 일자리의 월평균 소득은 613만원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월평균 소득이 6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서 일자리는 근로자가 점유한 ‘고용위치’를 뜻하며 취업자와는 다른 개념이다. 만약 주중에 회사를 다니고 주말에 학원강사를 한 경우 취업자는 1명이지만 일자리는 2개로 집계된다.

특히 대기업 내부의 고소득화가 두드러졌다. 소득을 10개 구간으로 나눴을 때 대기업 일자리 중 가장 큰 비중(14.6%)이 최상위 구간인 ‘월 1000만원 이상’에 속했다. 연봉 1억원을 넘어 월 1000만원 이상을 받는 인력이 대기업에서 가장 흔한 소득 구간이 된 셈이다. 신규 채용은 줄어드는 대신 40·50대 장기근속 인력이 많아지면서 근속연수에 비례한 호봉제 구조가 임금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K자형 경제 [매경DB]
실제로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대기업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2024년 기준 14.03년으로 집계됐다. 기아(21.80년), KT(20.50년), SK인천석유화학(20.00년) 등은 20년 안팎의 근속연수를 기록했다. 장기근속에 따른 고연봉 구조는 희망퇴직 보상금 규모에서도 드러난다. 2024년 KT가 희망퇴직을 실시했을 때 50대 초반 직원에게 퇴직금 7억여 원이 지급된 바 있다.
반면 2024년 중소기업 일자리의 월평균 소득은 307만원에 그쳤다. 대기업의 절반 수준이다. 이로 인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월평균 소득 격차는 306만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이후 고착화된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채 수출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오히려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산업별로 보면 격차가 더욱 선명하다. 금융·보험업의 월평균 소득이 777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전기·가스·증기·공기조절공급업(699만원), 국제·외국기관(538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숙박·음식점업(188만원), 협회·단체·기타개인서비스업(229만원), 농림어업(244만원)은 월평균 소득이 200만원 안팎에 머물렀다. 반도체·자동차 등 일부 제조업과 금융업으로 고임금이 집중되는 구조가 통계로 확인된 셈이다.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에 다니는 A씨는 “30대 후반 기준 월 실수령액 800만원대, 40대 초중반이 되면 월 1000만원을 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성별·연령별 격차도 여전하다. 2024년 남성의 월평균 소득은 442만원으로 여성(289만원)보다 153만원 많았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각각 3.6%로 같았지만, 절대 수준의 차이는 크게 벌어져 있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469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50대(445만원), 30대(397만원) 순이었다.

문제는 이 같은 격차가 점점 확대될 것이란 점이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저서 ‘좋은 불평등’에서 “수출이 좋을수록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확대된다”며 “수출이 호재이고, 이는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좋은 불평등”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경상수지 흑자가 축소됐던 2023년에는 대기업·중소기업 간 격차가 일시적으로 줄어든 바 있다. 반면 2024년부터 지난해, 그리고 올해는 경상수지 흑자폭이 연이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는 곧 1차 노동시장에서 대기업·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계속 확대될 것임을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해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출 호재에 따른 ‘성과급 대박’이 터지면서 타 직군을 압도하는 임금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초 경남 창원 타운홀미팅에서 공공부문 적정 임금 도입과 이른바 ‘노란봉투법’을 통한 하청 노조 권익 강화 등으로 임금 격차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정부는 농어촌기본소득, 기초생활보장제도 확대 등 복지 정책을 통해 2차 분배 영역에서 불평등을 보완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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