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에 쫓기는 영상 만들어줘"…사진·음성·명령어 넣자 5분만에 뚝딱
사진 한 장+명령어 한 줄로 몇분만에 고품질 영상 제작해
미·일 등 저작권 이슈 제기…中 내부선 “빠른 개발” 강조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공룡 모형이 전시된 사진 한 장과 함께 “공룡들이 서울 도심을 지나다니고, 사람들은 대피하는 영상을 만들어줘”란 명령어를 넣은 게 전부다. 중국의 인공지능(AI) 영상 제작 플랫폼은 5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공룡들이 서울 도심을 활보하는 ‘한국판 쥬라기월드’를 뚝딱 만들었다.

최근 중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시댄스(중국명 지멍) 2.0’과 ‘클링(중국명 커링) 3.0’을 직접 사용했다. 할리우드를 대체할 것이란 소문처럼 짧은 시간에 수준급 영상을 만들었다. 앞으로 오픈AI의 ‘소라’와 구글의 ‘비오’ 등 글로벌 AI 영상 제작 플랫폼과의 본격적인 경쟁도 예상됐다.
SNS 게시글 올리듯…간편하게 영상 만든다
지난 12일 공식 출시한 시댄스 2.0은 현재 중국에서만 앱 사용이 가능하다. 시댄스 2.0 앱을 내려받아 로그인하면 얼굴 정면과 양쪽 옆모습을 차례대로 촬영한다. 이후 중국어로 1부터 10까지 읽어서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한다. 이 과정을 마치면 사용자 계정이 생성되고 이후 주어지는 크레딧으로 앱을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중국 춘제(음력 설) 기념 갈라쇼 프로그램인 춘완과 관련한 영상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이번 춘완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한꺼번에 등장해 고난도 무술 동작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내가 춘완에서 휴머노이드 로봇들과 함께 무술하는 모습을 그려줘”라는 간단한 명령어를 입력하자 약 5분 만에 12초 분량의 영상을 만들었다. 생성한 영상을 보니 붉은색의 중국 전통 의상을 입고 휴머노이드 로봇(유니트리의 G1과 흡사한 모습)과 창술과 무용을 선보였다. 시댄스 2.0의 특징이 간단한 사진과 명령어만으로도 원형을 유지하는 높은 품질의 영상을 제작했다.
다른 플랫폼도 비슷한 수준의 AI 영상 제작이 가능하지만 시댄스의 특징은 간편함이다. 소셜미디어(SNS)처럼 만들어진 계정에 간단한 명령어만 입력하면 마치 챗GPT가 사진을 만들 듯 순식간에 영상을 제작한다. 사용자 얼굴을 활용할 때 장면이 갑자기 전환해도 어색함이 없고 상황에 맞춘 음성까지 송출한다. 실제 시댄스 앱 메인에는 여러 사용자가 만든 영상이 소개되는데 마치 짧은 영화나 애니메이션과 같은 수준을 구현했다.


숏폼 플랫폼을 운영하는 콰이쇼우의 클링도 사용했다. 클링은 현재 무료로 2.6 버전을 이용할 수 있다. 이달 출시한 3.0 버전을 쓰려면 별도 멤버십에 가입해야 한다.
2.6 버전과 3.0 버전 모두에게 기자의 증명 사진과 함께 “드라마 ‘워킹데드’(AMC 제작)처럼 내가 좀비들 사이에서 긴박하게 탈출하는 장면을 그려줘”란 명령어를 입력해 표현의 차이를 비교했다. 두 개의 버전 모두 2분 가량의 작업 시간을 거쳐 5초 분량 영상을 제작했다. 3.0 버전은 시작부터 달랐다. 기자가 갑자기 얼굴을 돌려 뛰쳐나가더니 좀 더 숨 가쁘게 탈출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2.6 버전과 비교해 배경이 더 구체적이고 좀비의 괴성과 주인공의 당황하는 소리가 모두 음성에 담겼다.
회사 관계자는 “원래 여러 명이 수차례 수정이 필요한 작업을 창작자 혼자서 전문 제작에 가까운 방식으로 영상 작업을 마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클링은 더 전문적인 영상을 제작할 수 있도록 영상 속 동작을 모방할 수 있는 ‘모션 컨트롤’이나 영상에 활용 가능한 캐릭터를 만드는 ‘디지털 캐릭터’ 등 메뉴도 갖췄다.
중국 AI 굴기 의지, 저작권 이슈에 일부 제동
소라 같은 글로벌 AI 영상 생성 플랫폼이 있음에도 시댄스 같은 중국 앱이 주목받은 이유는 간편함이다. 별도의 제작 도구가 없어도 마치 SNS에 글을 올리듯 명령어를 입력하면 무수히 많은 영상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명 영화와 배우를 활용해 영상을 만든 것도 시댄스 출시 초기 화제의 원동력이다. 브래드 피트와 톰 크루즈가 옥상에서 결투하고 윌 스미스가 파스타 괴물과 싸우는 등 마치 실제 영화와 같은 영상이 SNS에서 대거 확산하기도 했다.

다만 이제 시댄스에서 이러한 영상을 다시 만들기는 어렵다. “영화 ‘어벤져스’에서 내가 캡틴 아메리카로 분해 헐크와 격투하는 모습을 그려줘”라는 명령어를 제시하자 앱은 즉각 “저작권 제한이 있을 수 있다”며 ‘생성 실패’ 알림을 보냈다. 이는 시댄스 앱의 영상 제작을 두고 여러 곳에서 제기된 저작권 이슈 지적에 따라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영상은 아예 생성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 기본 사진 외 사람의 얼굴을 입력하는 것도 제한했다.
실제 시댄스 출시 후 지적재산권(IP) 침해 우려가 즉각 불거졌다. 찰스 리브킨 미국영화협회(MPA) 최고경영자(CEO)는 시댄스 2.0이 미국 저작물 무단 사용을 촉진할 수 있다며 침해 행위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디즈니도 바이트댄스가 디즈니 지적재산권(IP)을 가상 약탈한다며 이를 중단하라고 서한을 보냈다.
일본에선 시댄스 2.0이 애니메이션 등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정부 차원 조사에 착수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이와 관련해 문제가 되는 동영상을 확인했다며 대응하겠단 입장을 남겼다.
다만 중국 내부에선 춘완에 시댄스를 활용한 AI 영상을 대규모로 내보내는 등 ‘AI 기술 굴기’에 대한 의지를 계속 드러내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춘완을 통해 AI의 막대한 잠재력을 부각했다”며 “강력한 정부 지원과 급증하는 시장 수요 덕분에 중국의 견고한 산업 생태계와 인프라는 시댄스 같은 영상 생성 모델이 빠르게 개발·배포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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