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조선 굴기 가속 … 수십년 韓노하우, AI로 모두 따라잡아

송광섭 특파원(song.kwangsub@mk.co.kr) 2026. 2. 2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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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산업용AI 선두기업 가보니
특허 40개 보유한 상하이 기업
조선·우주·항공 100개 기업에
맞춤AI 제공해 생산성 극대화
中 "年1500척 선박 수리 가능"
글로벌 수주량 10개월째 1위
정부가 제조현장 AI적용 독려

◆ [창간 60주년 기획] 한중 산업 경쟁력 분석 ◆

중국 산업용 인공지능(AI) 선두 업체인 링수즈넝커지의 공동창업자 천치밍 총재가 상하이시 경제·정보화위원회가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에 주는 '전정특신 중소기업' 인증서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링수즈넝커지는 2023년 전정특신 중소기업에 선정됐다. 상하이 송광섭 특파원

중국 산업용 인공지능(AI) 분야의 선두주자인 링수즈넝커지(羚數智能科技·영문명 리드디지털인텔리전스테크놀로지)의 상하이 본사.

회사 입구에 들어서자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특허 증서가 한눈에 들어왔다. 2021년에 생긴 신설 회사지만 산업용 AI 관련 특허를 어느덧 40개나 보유하게 됐다.

맞은편 벽에는 상하이시 경제·정보화위원회가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에 부여하는 '전정특신(專精特新, 전문화·정밀화·특색화·혁신화) 중소기업' 인증서가 걸려 있다. 투자자나 고객에게 기술적 신뢰를 주는 일종의 정부 보증인 셈이다. 이 기업에는 미국의 유명 벤처캐피털인 '세쿼이아캐피털'이 투자하기도 했다.

남다른 기술력을 자랑하는 링수즈넝커지의 사업 분야는 '산업용 AI 에이전트'다. 설계·납품·구매 작업부터 정보 검색이나 고객 대응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 효율성을 높여주는 게 핵심이다. 비유하자면 '기업 특화형 챗GPT'인 셈이다.

중국 내에선 이미 조선, 화학, 우주·항공 분야에서 100개 이상의 국영·민영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국영 해운사인 중국원양해운그룹(COSCO), 국영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그룹(CSSC) 산하의 벌크선·유조선 담당 조선사인 SWS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담당 조선사인 HRDD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링수즈넝커지의 AI 에이전트 서비스인 '바이궁(百工)'을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크게 개선했다. 실제 COSCO는 고객 응대 시간을 90%가량 단축했고 설계 검색 효율도 80% 향상시켰다는 전언이다. 또 선박 설계와 관련한 규격 조회 시간을 80% 이상 줄였고 지식 데이터베이스 활용도는 300%나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HRDD는 재고 비용을 10% 이상 절감했다.

링수즈넝커지 공동창업자인 천치밍 총재는 인터뷰에서 "기존에 수일씩 걸리던 작업 시간이 (바이궁 활용 후) 몇 시간으로 줄었다"며 "COSCO의 경우 바이궁을 통해 연간 1500척 이상의 선박을 수리·개조하는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챗GPT나 딥시크 같은 일반적인 AI 서비스와 달리 바이궁은 끊임없는 반복 훈련을 통해 해당 기업이나 산업이 원하는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다"며 "기업마다 요구하는 포인트가 달라 맞춤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AI 기술 도입은 중국의 조선업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중국은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최근 10개월 연속으로 수주 1위를 이어가고 있다. 링수즈넝커지는 조선 산업에서 거둔 AI 에이전트 성과를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우주·항공 등 미래 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영 민항기 제조사인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 군용 비중이 큰 중국항공공업그룹(AVIC)과 협업을 시작했다. COMAC은 2023년 상용 운항에 나선 중국의 첫 국산 여객기 'C919'의 제조사다.

해외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해외 현지에 맞는 AI 에이전트 모델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링수즈넝커지가 단기간에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데는 AI를 도입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려는 중국 정부의 정책적 의지도 작용했다.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추진하는 '제15차 5개년 규획'의 핵심이 바로 'AI+제조' 전략이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는 15차 5개년 규획에 '체화지능(Embodied Intelligence)'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명시했다. AI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만들어 생산성과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야심이다.

AI는 첨단산업뿐 아니라 조선, 철강, 전력, 화학 등 전통 제조업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게 중국의 '응용 우선' 전략이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당장 쓸 수 있는 수준의 AI를 산업 현장에 일단 도입하고, 현장에서 기술을 고도화하는 전략을 뜻한다. 웡시 베이징대 광화경영대학원 교수는 이에 대해 차이나데일리에 "AI가 중국 경제발전과 산업 고도화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엔진이 됐다"고 설명했다.

[상하이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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