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사법부 뒤흔드는 '개혁 3법'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2026. 2. 2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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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하다면 대법관을 늘릴 수도 있고 새로운 법을 만들 수도 있죠. 문제는 그게 정말 필요한지 부작용은 없는지 충분히 의논하지 않고 밀어붙인다는 겁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사법개혁 3법'이 이르면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전망이다.

사법개혁은 속도가 아니라 절차와 신뢰로 완성된다.

정부·여당이 민생법안에 속도를 내고, 사법개혁에는 충분히 숙고하는 정치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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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주 사회부 기자

"필요하다면 대법관을 늘릴 수도 있고 새로운 법을 만들 수도 있죠. 문제는 그게 정말 필요한지 부작용은 없는지 충분히 의논하지 않고 밀어붙인다는 겁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사법개혁 3법'이 이르면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전망이다. 사법부와 법조계에서 요청하는 속도 조절이나 숙의는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오히려 "양보하면 지는 것"이라는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판사들 사이에서 이 문제를 얘기하면 내용에 대한 찬반보다 정치권의 '일방통행'과 관련해 난처함을 먼저 드러내곤 한다. 모든 현상 변경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다. 민주당의 사법제도 개편 3법도 마찬가지다. 상고심을 강화하고(대법관 증원), 법을 자의적으로 악용하지 못하게 하며(법왜곡죄), 인권을 두껍게 보장하자(재판소원)는 취지는 십분 이해할 수 있다. 반대로 1·2심이 지체되고, 사법이 정치권 외풍에 휘둘리며, 소송비용이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새겨들어야 한다. 이런 반대 의견까지 무시하고 서둘러 제도를 강행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더 큰 문제는 국민들이 제도의 도입 취지에 의문을 가질 때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입법을 서두르는 여당의 모습을 보면서 사법부를 자기 편을 지키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려 한다고 오해하기에 충분하다. 한 법조계 인사는 "더구나 법원을 겨냥한 민주당의 입법 공세는 지난해 5월 대법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본격 시작됐다"고 꼬집었다. 효과는 불분명하고 부작용은 선명한데 정치적 의도마저 의심받게 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법개혁'이라는 명분마저 궁색해 보인다. 사법개혁은 속도가 아니라 절차와 신뢰로 완성된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국가 시스템을 제대로 손보려는 것이라면 반대 논리까지 폭넓게 듣고 꼼꼼하게 보완장치를 만들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토론과 설득이 선행되지 않으면 제아무리 좋은 제도라 하더라도 개혁이 아니라 독선일 뿐이다. 정부·여당이 민생법안에 속도를 내고, 사법개혁에는 충분히 숙고하는 정치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박홍주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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