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시장, 전세에서 매매로 ‘수요 이동’ 본격화… 지표 반등 뚜렷

이규현 기자 2026. 2. 2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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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11월 기점, 매수우위지수·실거래량 동반 상승
- 매매 매물은 감소세, 전세수요의 매매 전환 신호 포착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일대 주상복합아파트. 대구일보 DB

오랫동안 침체와 관망의 늪에 빠져있던 대구 아파트 시장에 해빙의 기류가 감돌고 있다. 2025년 하반기까지 이어진 전세 위주의 시장 구조가 11월을 기점으로 매매 시장 중심의 활기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단순히 심리가 개선되는 수준을 넘어 거래량과 매물 추이 등 실증 지표들이 일제히 '상승 전환'의 신호를 보내고 있어 시장 참여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매수 심리 폭발, 지표로 입증된 '시장 반전'

KB부동산 등이 집계한 대구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를 살펴보면, 2025년 10월 19.3에 머물렀던 지수가 불과 한 달 만인 11월 27.3으로 8.0포인트 급등했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음을 의미하는데, 저점에서 이뤄진 이 같은 가파른 반등은 시장의 주도권이 매수자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심리 개선은 곧바로 실제 거래로 연결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대구의 10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천151건에 불과했으나 11월에는 2천806건으로 집계되며 전월 대비 약 30.4%라는 경이로운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가격 저점 인식이 확산된 가운데, 그간 관망세를 유지하던 실수요자들이 실제 계약 체결에 나서기 시작했음을 증명한다.
대구 아파트의 매수우위지수와 전세수급지수 추이. 전세수급지수는 2025년 10~12월 동안 140대에서 횡보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반면, 매수우위지수는 11월 27.3으로 크게 상승했다.(자료제공 = 대구부동산나눔그룹)

◆수요는 늘고 매물은 줄고… '수급 불균형'의 변화

수요가 폭발하는 동안 시장에 공급된 매물은 오히려 자취를 감추고 있다. 2025년 11월 기준 대구 아파트 매매 매물 수는 전월 대비 약 2.4% 감소했다. 통상적으로 거래량이 늘면 매수세에 힘입어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두어들이거나 가격 상승 기대감에 관망세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 대구 시장이 정확히 이 패턴을 따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를 '수요에 의한 매물 소화'와 '집값 바닥론'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한다. 시장에 나온 급매물이 빠르게 팔려나가는 동시에, 집주인들이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매물을 회수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향후 가격 상승의 강력한 하방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 시장의 안정이 매매 시장의 불씨로

특이한 점은 전세 시장 역시 여전히 탄탄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구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2025년 10월 141.9에서 12월 143.7에 이르기까지 140대라는 높은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다. 전세 물량이 부족하고 수요가 넘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세 시장과 매매 시장은 동행하거나 대체 관계를 형성한다. 『부동산 전환점을 읽는 기술』의 저자 서재성 작가는 "전세수급지수가 고점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와중에 매수우위지수와 실거래량이 급증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는 전세 시장이 흔들려서가 아니라, 견조한 전세 수요 중 일부가 '더 이상 기다릴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매매 수요로 옮겨가기 시작했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즉, 전세 가격의 고공행진과 물량 부족에 지친 무주택자들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매매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시장 전반의 체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본격적인 전환점인가… 향후 관전 포인트

서 작가는 이번 변화를 대구 부동산 시장의 '본격적인 전환 신호'로 규정했다. 매수 심리(매수우위지수), 실체적 결과(거래량), 공급 추이(매물 감소)라는 세 가지 핵심 퍼즐이 모두 '상승'이라는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세 가지 지표가 동시다발적으로 맞물려 움직이는 것은 시장의 흐름이 하락에서 상승으로, 혹은 정체에서 활동으로 바뀌고 있다는 매우 분명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장기적인 대세 상승장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서 작가는 "심리와 거래량이 살아난 것은 고무적이지만, 향후 금리 추이와 지역별 공급 물량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며, "이러한 전환 기조가 실제 가격지표의 지속적 우상향으로 연결되는지 2026년 상반기까지의 추이를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대구 아파트 시장은 바닥을 다지고 올라가는 초기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전세에 머물던 에너지가 매매 시장으로 전이되며 나타나는 반등이 향후 대구 부동산 시장의 지형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규현 기자 leekh122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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