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여성 전면에 내세운 국힘, 호남서는 후보 발굴 급급
이정현 "구도상 쉽지 않아"
공관위 출범 직후 인선 논란
혁신 공천보다 경선 무게감

이정현 위원장이 이끄는 국민의힘 6·3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가 최근 ‘청년·여성 60%’라는 파격적 구성으로 출범했다. 세대·정치교체의 신호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보수 험지’ 광주·전남에서는 “후보 발굴이 더 시급하다”는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온다.
이 위원장은 23일 무등일보와의 통화에서 “호남에서 국민의힘이 약세인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지난 40여 년간 사실상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못한 정치 지형 속에서 인재들이 도전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 이어져 왔다”고 진단했다.
이어 “결과가 어느 정도 예측되는 구도 속에서 특정 인사에게 희생을 요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이를 능력과 경쟁력을 갖춘 인물을 발굴해 정치 지형을 조금씩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앙당 공관위 구성을 의결했다. 전체 10명 중 여성 6명, 청년 5명으로 당헌상 여성 30%, 청년 20% 기준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이 위원장은 “현역이라고 자동 통과는 없다”며 “능력 있는 신인에게 열린 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공개 오디션식 경선과 시민·전문가 배심원 평가 등도 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다만 광주·전남에서 돌파구를 찾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파격 인사 등 인적 쇄신을 떠나 당장 선거에 나설 후보 발굴조차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광주 “기초단위 3~4명 물색”·전남 “능력 위주 선별”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호남에서는 ‘혁신 공천’ 구상이 어려울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후보 수급에 난항을 겪으며 인물난이 더 시급한 과제로 드러났다.
안태욱 국민의힘 광주시당위원장은 “청년 인센티브를 이전보다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현재 기초단위에서 3~4명 정도를 물색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무투표 당선 우려 지역에 후보를 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내부 논의를 거쳐 신중히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남 분위기는 더 냉정하다. 김화진 국민의힘 전남도당위원장은 “비례대표 쪽 움직임은 있으나, 당선 가능성이 낮은 호남에서는 능력 위주 선별이 불가피하다”며 “전략공천보다는 경선 중심 기조가 유력하다”고 했다.
조국혁신당의 존재감 역시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광주와 달리 전남지역에서 무투표 당선이 없을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입당 자체를 꺼린다”…현역 지방의원 쓴소리
2022년 지방선거에서 전남 최초 보수정당 소속 기초의원으로 당선된 이세은 순천시의원은 직설적인 진단을 내놨다. 집권여당이던 당시 상황보다 더 녹록지 않은 실정이라는 설명이다.
이세은 의원은 “전남의 좋은 인재들이 국민의힘 입당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라며 “당이 잘하는 부분도 있지만 홍보가 부족하고, 지역 맞춤형 전략도 더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남에서는 경쟁력 있는 인재들이 국민의힘 입당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보수 정치인들에 대한 중앙당의 관심과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더불어 당 차원의 잇따른 실책과 각종 악재가 누적되면서 소속 당원들의 사기 저하는 물론, 신규 인재 영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장동혁 대표의 ‘절윤’ 거부로 인한 내홍 격화도 청년 정치인들의 출마 결심 의지를 위축시켰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공관위 구성에 대해서도 “청년·여성 중심 구성은 당의 기반이 탄탄했다면 의미가 있었겠지만, 지금처럼 허리가 없는 상황에서는 다소 허황된 발상”이라며 “지금은 미래 구호보다 일을 잘할 후보를 세우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공천 실효성·인선 잡음 ‘시험대’
청년·여성 가점 확대 방침에 대한 실효성 문제도 함께 거론된다. 제도 변화가 곧바로 공천 비율 확대로 이어지지 않았던 과거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4년 총선 당시 국민의힘 여성 후보 비율은 약 11.9%, 40세 미만 청년 후보는 4.4% 수준에 그쳤다. 혁신 공천을 내세웠지만 실질적 성과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공관위 출범 직후 인선 논란도 불거졌다. 공관위원으로 임명됐던 황수림 변호사가 과거 이재명 대통령 변호인으로 활동한 이력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다. 황 변호사는 임명 나흘 만인 이날 자진 사퇴했다.
제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에서 활동한 김보람 서경대 교수의 공관위원 합류를 두고도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지도부는 별도의 검증팀을 신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당 클린공천지원단장이자 법률자문위원장인 곽규택 의원과 김영익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이 공관위원으로 추가 임명됐다.
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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