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다가오는 고지혈증…방치하면 심근경색·뇌졸중 [건강한겨레]

윤은숙 기자 2026. 2. 2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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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진시 수치 꼼꼼히 살펴야
고지혈증은 의학적으로 ‘이상지질혈증’이라 불리며, 혈액 속 지방 성분의 균형이 깨진 상태를 의미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콜레스테롤 수치는 대표적인 건강 지표 중 하나로, 혈액 내 지방 성분의 균형 상태를 반영한다. 균형이 잘 잡혀 있을 때 총콜레스테롤은 200mg/dL 미만이 적정 범위다. 240mg/dL 이상이면 높은 상태로 분류된다.

혈관 벽에 쌓이기 쉬운 저밀도(LDL) 콜레스테롤은 100mg/dL 미만이 바람직하며, 130mg/dL 이상부터 관리가 필요하고 190mg/dL 이상이면 지나치게 높은 수치로 분류된다. 중성지방 역시 수치가 높을수록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한다.

반대로 혈관을 보호하는 고밀도(HDL) 콜레스테롤은 60mg/dL 이상이 정상이며 높을수록 혈관 건강에 좋다. 40mg/dL 미만은 위험 수준으로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며, 40~60mg/dL는 보통 수준으로 간주된다. 좋은 콜레스트롤로 불리는 HDL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의 지방을 간으로 운반하여 제거한다.

그렇지만 건강검진 결과표에서 콜레스테롤이 조금 높게 나올 경우 많은 이들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의례히 맞닥뜨리는 변화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특별한 통증도, 당장 불편한 증상도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고혈압이나 당뇨에 비해 별다른 증상이 없기에 더 늦게 발견되고, 더 늦게 관리가 시작되곤 한다. 그렇지만 고지혈증은 심근경색과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지는 핵심 위험요인이다.

혈액 내 지방의 불균형이 지속되면 혈관 안쪽에 지방 찌꺼기가 쌓이며 동맥이 점점 좁아지고 딱딱해지는 죽상동맥경화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혈관은 장기 곳곳에 퍼져 있다. 심장 혈관이 좁아지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고, 뇌혈관이 막히면 뇌졸중 위험이 커진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흡연이 함께 있는 경우 위험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치료의 핵심은 단순히 수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평가해 맞춤 전략을 세우는 데 있다. 치료의 1차 목표는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조절이며, 위험도가 높을수록 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기본은 생활습관 개선이다. 적정 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열량을 섭취하고,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며 트랜스지방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하루 25g 이상의 식이섬유를 섭취하기 위해 채소와 과일, 통곡물, 콩류, 생선을 충분히 먹는 식사가 도움이 된다. 운동은 일주일 150~300분, 즉 하루 30~60분 정도 숨이 약간 찰 정도의 중등도 운동이 권장된다. 음주는 중성지방을 높일 수 있어 하루 1~2잔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내분비내과 유지홍 교수는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목표 수치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때는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고지혈증 치료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약은 스타틴 계열이다.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줄여 혈중 수치를 낮추는 약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돼 있다. 일부 환자에서 소화불량이나 복통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흔하지 않고, 간 독성이나 근육 손상 같은 심각한 부작용은 드물다.

스타틴 복용 후 당뇨병 발생 위험이 소폭 증가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지만, 고령이거나 당뇨병 전단계인 사람에서 주로 나타난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서는 약으로 얻는 예방 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에 임의로 중단하기보다는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치료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갱년기 이후 여성은 더 주의가 필요하다.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지방 분포가 변하고 이상지질혈증과 대사증후군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호르몬 치료가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1차 치료로 권고되지는 않는다. 결국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 관리, 정기적인 혈액검사가 가장 현실적인 예방 전략이다.

유 교수는 "고지혈증은 증상이 없어 방치되기 쉽지만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위험요인"이라며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경계 범위로 나왔다면 가볍게 넘기기보다 자신의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평가받고 관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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