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처벌"…광주지역 교복업계 또 입찰 담합 의혹

김현수 기자 2026. 2. 2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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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찰률 98% 사례도…가격 경쟁 없는 셈
2023년 관련 업자 29명 벌금형 등 처벌
이른바 ‘나눠 먹기’…형식적 입찰 관행 여전
“입찰 참여 업체들 대대적 전수조사 필요”
교복입찰 담합 의혹. 연합뉴스

과거 법적 처벌이 이뤄졌음에도 광주지역 일부 중·고교의 교복 입찰 과정에 여전히 가격 담합이 존재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3일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시민모임)'에 따르면 광주에 위치한 같은 산하 학교 A·B 학교의 교복 입찰에서 2022년부터 5년간 특정 브랜드 2곳이 번갈아 가며 낙찰됐다. 경쟁 없이 수년간 특정 업체가 교복 낙찰을 독점해 온 것이다.

2026학년도 두 학교의 교복 입찰 투찰률은 광주에서 가장 높은 98%에 달했다. 투찰률은 발주기관이 정한 예정가격 대비 투찰 업체가 제출한 입찰 금액의 백분율을 의미한다. 투찰률이 높은 경우 입찰 과정에서 가격 인하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광주지역 중·고등학교 교복 입찰 현황'에 따르면 올해 낙찰자의 투찰률이 90% 이상인 학교는 12곳에 달했고 이 중 10곳이 사립학교였다. 특정 학교에서는 1·2순위의 투찰 금액 차이가 2000원에 불과한 사례도 있었다. 업체 간 가격 경쟁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광주지역의 교복 입찰 담합 의혹은 예전부터 존재해 왔다. 2023년 12월에는 교복업자 29명이 광주지역 학교의 교복 입찰 과정에서 담합을 통해 낙찰 업체를 미리 정하거나, 가족 명의의 가짜 업체를 통해 입찰을 따낸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들은 2021년부터 3년간 147개 학교, 161억 규모의 교복 구매 입찰에서 낙찰자와 입찰 금액을 담합했다.

일각에서는 한 차례 처벌에도 불구하고 광주에서는 여전히 이른바 '나눠 먹기' 관행이 굳어져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학교를 두고 경쟁하는 것이 아닌 업체별로 구역을 미리 나눠 입찰에 참여하는 구조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과거 담합 판결 직후인 2024년의 일부 낙찰 24건 중 투찰률 90% 이상은 2건에 불과했다. 불과 3년 만에 조직적 담합 구조가 되살아나며 특정 업체가 여전히 교복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시민모임은 A·B 브랜드도 해당 사건에 연루돼 있었지만, 허위 주소와 업체명 변경 등을 통해 계속 낙찰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처벌 대상 업체들이 서류상 대표자 이름과 주소만 바꾼 채 담합을 이어가고 있지만, 현재의 검증 시스템이 이를 전혀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경쟁 없는 형식적 입찰 탓에 인한 가격 인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과거 담합을 일삼던 업자들이 여전히 공정한 시장 질서를 훼손하고 있는 만큼 광주시교육청은 교복 입찰 참여 업체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