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전쟁49' 고인 모독 논란…소방노조 "조율 안 되면 법적대응 검토"

최희재 2026. 2. 23. 16:5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망자 사인 맞히기가 예능 소재로
순직 소방관 유족 측 다시보기 중단 요구
소방노조 측 "제작진과 의견 조율 중"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무속인이 출연하는 서바이벌 예능 ‘운명전쟁49’가 순직한 소방관과 경찰관을 모독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유족 측이 다시보기 중단 등을 요구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소방노조)과 순직소방공무원추모기념회 측은 23일 이데일리에 “‘운명전쟁49’ 논란과 관련해 유족 측의 요구 조건을 우선으로 제작사와 조율 중인 단계”라며 “명확한 사과 방법을 제시하는 등 소통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창석 소방노조 위원장은 “유족 측은 순직하신 고 김철홍 소방교의 분량에 대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다시보기 중지 등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앞서 소방노조 측은 ‘운명전쟁49’ 측의 사과와 재방방지를 촉구하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유족 측 요구가 수용되지 않거나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기존대로 법적 대응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SNS)
최근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예능 ‘운명전쟁49’에서는 2001년 홍제동 화재 현장에서 시민을 구조하다 순직한 고(故) 김철홍 소방공무원의 사망 경위를 무속인 참가자들이 사주풀이 등을 통해 추측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고인의 사인이 예능 소재로 이용된 것에 대해 시청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고 김철홍 소방교의 동생이라고 밝힌 A씨는 제작진의 해명을 다룬 뉴스 영상에 “자신의 위험을 알고 서도 1초의 망설임 없이 화마 속으로 뛰어들어 타인의 생명을 지키고자 했던 소방관의 죽음을 두고 ‘뜨겁다’, ‘깔렸다’, ‘압사’ 등 자극적 표현을 써가며 방송하는 걸 봤다”면서 “그들이 저희 언니에게 이야기한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다시 한번 기억하기 위함이라는 허울좋은 멘트는 찾을 수가 없었다. 사탕발림 멘트로 속였다”고 댓글을 남겼다.

또한 A씨는 “숭고한 희생을 유희로 전락시킨 방송사는 사과 한마디 없이 유족에게 초상권 사용 동의를 받았다는 어이없는 기자회견을 했다”며 방송 중단을 요구했다.

고인의 조카라고 밝힌 B씨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장을 전했다. B씨는 제작진이 유족에게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최소한 저희 가족 및 소방관분들께는 상황이 벌어지고나서 제대로 된 사과라도 했어야 했다”고 분노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작진은 18일 공식입장을 통해 “당사자 본인 또는 가족 등 그 대표자와의 사전 협의와 설명을 바탕으로, 이해와 동의 하에 제공됐다”며 “점술가들이 출연하는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이라는 기획 의도와 구성에 대해 안내하였으며, 관련 정보 제공 및 초상 사용에 대한 동의도 함께 이루어졌다”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소방노조는 19일 ‘순직 소방 공무원의 죽음이 예능 소재가 될 수 없다’는 입장문을 내고 유감을 표명했다. 소방노조 측은 “소방공무원법과 공무원 재해보상법이 규정하는 공무 수행 중 재해에 해당하며 국가가 책임지고 예우해야 할 공적 희생”이라며 해당 내용이 고인의 명예와 존업을 훼손할 소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은 사자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비극적 사건을 흥미 위주로 다루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며 “책임 있는 설명과 진정성 있는 사과 뿐만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밝히며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논란이 커지자 ‘운명전쟁49’ 제작진 측은 20일 “유가족 및 친지들 가운데 사전 동의 과정에 대해, 방송 이후에야 전달받은 분이 있으시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면서 “계속해서 설명해 드리고 오해도 풀어드리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시청자와 당사자 모두의 이해와 공감을 얻도록 노력하겠다. 상처 입으신 유가족과 동료 소방관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운명전쟁49’는 제작진은 순직 경찰관의 사인을 ‘칼빵’ 등 저속한 비속어로 묘사한 출연진의 발언을 여과 없이 송출하는 등 망자의 희생을 모독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희재 (jupiter@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