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줄이고 알짜 자산 팔고…실적 악화 K-배터리 고강도 ‘체질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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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정부의 선제적 구조조정 압박에 직면하며 잇따라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 구조 효율화부터 대규모 회사채 발행, 조(兆) 단위 알짜 자산 매각 등 가용한 카드를 동원해 재무 건전성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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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최근 잇따라 강도 높은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SK온은 20일 사내 공지를 통해 2025년 이전 입사자 중 근속 1년 이상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무급 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장기화하며 누적 손실이 확대되자 ‘인력 감축’이라는 고육지책을 선택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외부 자금 조달로 유동성 방어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일 금융감독원에 4000억 원 규모의 원화 회사채 발행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수요 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8000억 원까지 증액 발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전방위적으로 자구책을 내놓고 있는 것은 전기차 캐즘과 중국산 저가 배터리 공세에 따른 실적 악화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3사의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36.3%로 2024년(43.7%) 대비 7.4%포인트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지난달 초 열린 배터리 기업들과의 간담회에서 나온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발언이 이번 구조조정의 ‘기폭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장관은 당시 “현재 배터리 시장 환경과 생산량을 감안하면 배터리 3사 체제에 의문이 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3사 체제’가 유지 가능한지 진지하게 고민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를 독자 생존이 어려울 경우 통폐합 등 고강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정부의 시그널로 받아들였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캐즘 장기화에 따른 실적 악화에 정부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압박까지 더해지며 업계 전반의 위기의식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라며 “당분간 각 회사가 외형 확장보다는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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