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이어 ‘시댄스 쇼크’… 올트먼도 놀란 中 AI 발전 속도
할리우드도 뒤흔든 시댄스
두 줄 명령으로 영화급 영상 ‘뚝딱’
AI 채용·투자 늘리면서 美 추격

“중국 기업들의 인공지능(AI) 발전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인도에서 열린 ‘AI 임팩트 서밋’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미국이 중국의 기술 역량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미·중 AI 경쟁에서 미국의 우위가 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차세대 AI 모델을 융단폭격식으로 쏟아내면서 올트먼 CEO의 경고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설 연휴를 앞두고 중국의 AI 공세가 거세지면서 미국 AI 기업과의 격차 좁히기가 두드러지고 있다.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부터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 주요 빅테크 기업이 고성능·저비용 AI 모델을 잇따라 선보였다. 중국 기업들은 텍스트 기반의 거대언어모델(LLM)을 비롯해 이미지와 영상, 음원 생성 모델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어, 미·중 AI 전쟁이 시청각 데이터를 처리하는 멀티모달 AI 모델 경쟁으로 확전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바이트댄스가 이달 12일 공개한 영상 생성 AI 모델 ‘시댄스(SeeDance) 2.0’은 할리우드를 포함한 전 세계 영화 산업을 충격에 빠뜨렸다. 짧은 명령어나 사진 몇장만 입력하면 15초 분량의 고품질 영상을 만들어내는 최첨단 모델이다. 아일랜드 출신 영화감독 루어리 로빈슨이 ‘시댄스 2.0’를 이용해 제작한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의 격투 영상은 실제 영화의 한 장면과 다를 바 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화제가 됐다.
영화 업계에서는 시댄스와 같은 고성능 AI가 막대한 자본과 오랜 제작 기간을 필요로 했던 영상 콘텐츠 제작을 대체할 것이란 위기감이 커졌다. 특히 복잡한 액션 장면 촬영이나 후반 작업은 AI가 대신할 수 있을 것이란 비관론도 확산됐다. 영화 ‘데드풀’ 시리즈 각본가인 렛 리스는 시댄스 2.0′으로 생성된 영상을 보고 “등골이 서늘해졌다”라며 “영화 산업에 경력과 인생을 바친 사람들 입장에서 정말 두려운 상황이다. 앞으로 일자리가 사라지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파라마운트 등은 시댄스를 ‘고속 해적 엔진’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자사 영화나 드라마 등 저작물을 활용한 영상 생성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저작권 논란이 불거지자 바이트댄스는 ‘시댄스 2.0’의 글로벌 출시를 연기하고, 저작권과 딥페이크 관련 안전 기능을 강화한 뒤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바이트댄스는 ‘시댄스 2.0’ 출시 이후에도 13일 이미지 생성 모델 ‘시드림 5.0 라이트’, 14일 LLM ‘두바오-시드 2.0’를 연이어 내놓으면서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다.
글로벌 인재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1000명이 넘는 연구개발 인력을 두고 있는 바이트댄스는 최근 미국에서 100개 이상의 AI·반도체 관련 채용 공고를 냈다. 업계에서는 바이트댄스가 AI 모델부터 AI 칩, 클라우드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AI 역량을 갖추고 외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AI 개발에 필요한 AI 칩을 직접 설계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도 이달 16일 차세대 AI 모델 ‘큐원 3.5-플러스’를 공개했다. 새 모델은 복잡한 작업을 스스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와 멀티모달 역량이 크게 개선된 가운데 배포 비용을 최대 60% 절감한 게 특징이다. 알리바바는 “동일한 컴퓨팅 자원으로 더 많은 작업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라며 저비용·고효율 전략을 강조했다. 지난달 홍콩 증시에 상장한 즈푸AI도 코딩과 에이전트 작업에 특화된 ‘GLM-5’를 이달 중순 출시했다. 즈푸AI는 GLM-5가 이전 모델 대비 규모를 키운 반면, 딥시크 기술을 적용해 긴 문맥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동시에 비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AI 시장에 ‘딥시크 쇼크’를 몰고 온 딥시크도 차세대 모델 ‘V4’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딥시크의 후속 모델도 고성능·저비용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AI 기업들은 중국의 AI 굴기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올트먼 CEO는 중국 기업들이 “일부 영역에서는 오픈AI를 앞섰다”라며 “중국 기업들의 발전은 기술 스택 전반에 걸쳐 놀랍다”고 평가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중국에 엔비디아 칩 수출을 허용하는 것은 “북한에 핵무기를 파는 것과 비슷하다”며 중국이 최첨단 미국산 AI 칩을 활용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은 중국 경쟁사들이 정부 보조금을 받는 것에 대해 “조금은 걱정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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