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건강에 좋지만… 너무 오래 달리면 ‘이것’ 빨리 늙어, 뭘까?

지해미 2026. 2. 2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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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마라톤, 적혈구 산화·염증 반응 촉진…40km보다 171km에서 더 뚜렷
울트라마라톤이 적혈구의 조기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신호가 관찰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반 마라톤 대회는 물론 10km 마라톤, 하프마라톤까지 참가자가 빠르게 늘면서 러닝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그야말로 러닝 열풍이다. SNS에는 러닝 기록을 인증하는 이들이 넘쳐나고, 기존 마라톤 거리인 42.195km 이상의 거리를 달리는 울트라마라톤에 도전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오래달리기가 심폐 지구력을 기르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건강한 취미로 주목받고 있지만, 극한의 지구력 운동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최근 울트라마라톤이 적혈구의 조기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신호가 관찰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콜로라도대 안슈츠 메디컬 캠퍼스 연구진은 달리기 선수 23명을 대상으로 40km와 171km 경기 전후에 혈액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연구진은 혈장과 적혈구에서 단백질, 지질, 대사물질, 미량원소 등 수천 가지 지표를 통합적으로 살폈다.

그 결과 두 경기 모두 전신 염증 반응을 유도했으나, 171km 울트라마라톤에서 염증 관련 지표가 더욱 뚜렷하게 상승했다. 특히 적혈구의 유연성이 떨어진 점이 눈에 띄었다. 적혈구는 좁은 모세혈관을 지나기 위해 유연하게 휘어져야 하는데, 이런 능력이 떨어지면 산소 및 영양소 공급과 노폐물 운반 과정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연구진은 장거리 달리기 후 적혈구에서 두 가지 유형의 손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물리적 손상이다. 장시간 달리면서 혈류의 기계적 스트레스가 증가해 세포막에 부담을 준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분자적 손상으로,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가 활성화되면서 지질과 단백질이 산화되고 항산화 효소가 손상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는 세포 수준에서 노화가 가속화되는 양상과 유사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는 40km 경기 후에도 나타났지만, 171km 경기에서 훨씬 두드러졌다. 연구를 이끈 트래비스 넴코브 부교수(생화학)는 "마라톤과 울트라마라톤 사이 어딘가에서 적혈구 손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지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재 데이터만으로 울트라마라톤 참가를 권장하거나 제한할 근거는 없다"며 "장기적인 영향과 회복 기간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참가자가 23명에 불과하고, 채혈 시점도 경기 전후 두 번뿐이라는 한계가 있다. 손상이 얼마나 빨리 회복되는지, 반복 참가 시 누적 효과가 있는지 등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스포츠 의학을 넘어 수혈의학에도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적혈구는 체외 보관 과정에서 산화와 구조 변화가 진행되는데, 울트라마라톤에서 관찰된 변화가 이러한 과정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혈액 보관 기술 개선에도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적혈구와 철(Blood Red Cells & Iron)》에 'Long-Distance Trail Running Induces Inflammatory-Associated Protein, Lipid, and Purine Oxidation in Red Blood Cell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자주 묻는 질문]

Q1. 그럼 울트라마라톤은 건강에 해로운가요?

현재 연구만으로 해롭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적혈구에서 노화와 유사한 분자적 변화가 관찰됐다는 '신호'를 제시한 것이며, 장기적인 건강 영향이나 질병 위험 증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Q2. 일반 마라톤(42.195km)도 위험한가요?

연구에서는 40km 경기 후에도 일부 변화가 관찰됐지만, 171km에서 훨씬 두드러졌습니다. 마라톤과 울트라마라톤 사이 어느 지점에서 손상이 본격화되는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Q3. 적혈구 유연성이 떨어지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적혈구는 좁은 모세혈관을 통과해야 하므로 유연성이 중요합니다. 유연성이 감소하면 산소·영양소 전달 효율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이것이 실제 임상적 문제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지해미 기자 (pcraem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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