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간부 “박성재, 계엄 당일 ‘포고령 검토 필요’ 의견 묵살”

정환봉 기자 2026. 2. 2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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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직후 열린 법무부 간부 회의에서 계엄 선포와 포고령의 위헌·위법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박성재 당시 법무부 장관이 반대하거나 침묵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승 국장은 회의 때 정홍식 전 법무부 국제법무국장이 '비상계엄과 관련해 헌법학자 등 교수들에게 (위헌성 등을) 물어봐야 하지 않느냐'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지만, 박 전 장관이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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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중요임무종사 사건 재판, 승재현 법무부 인권국장 증언

비상계엄 직후 열린 법무부 간부 회의에서 계엄 선포와 포고령의 위헌·위법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박성재 당시 법무부 장관이 반대하거나 침묵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의 심리로 23일 열린 박 전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사건 재판에는 승재현 법무부 인권국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승 국장은 이날 재판에서 2024년 12월3일 밤 법무부 기조실장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차를 타고 이동했다고 했다. 이어 “계엄 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명을 담보할 수 있을지 걱정됐다”라며 “회의실에 밤 11시36분쯤 도착했다”라고 밝혔다.

승 국장은 박 장관이 당황하고 황망한 상태로 회의에 들어온 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기준이 되는 법령이나 매뉴얼이 있냐”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어 박 전 장관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계엄이 선포됐으니 합동수사본부가 창설될 수 있다. 혹시 요청사항이 있으면 우리가 뭘 할지 준비해야 하니 고민해봐라”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승 국장은 회의 때 정홍식 전 법무부 국제법무국장이 ‘비상계엄과 관련해 헌법학자 등 교수들에게 (위헌성 등을) 물어봐야 하지 않느냐’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지만, 박 전 장관이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승 국장 자신도 회의 때 “국가가 정치를 일절 금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고 국회 과반 동의가 있으면 계엄을 해제해야 하는데 (포고령은) 국회의 권능을 저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그런 법리 검토가 필요할 것 같아 작은 목소리로 ‘(포고령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라고 증언했다.

또 승 국장은 “밤 11시58분께 류혁 당시 법무부 감찰관이 들어왔다”라며 “(류 전 감찰관이) ‘이 회의는 무슨 회의냐. 계엄회의냐. 난 어떤 장관의 지시도 따르지 않겠다’라고 말하고 뛰쳐나갔다”라고 밝혔다.

다만 승 국장은 “박 전 장관이 화낸 적은 없고 침묵했다. (국장들) 의견이 마음에 안 들고 계엄에 찬동하려 했다면 화를 냈을 것이다”라며 “마지막까지 그런 부분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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