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정부, 군 동원해 마약 카르텔 두목 사살···‘트럼프 발맞추기’

멕시코 정부가 악명 높은 마약 밀매 집단인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창립자이자 두목 네메시오 오세게라(일명 ‘엘 멘초’)를 사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군사적 개입을 하겠다며 마약 카르텔 소탕을 압박하자 멕시코 당국이 적극적인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국방부는 오세게라가 할리스코주 타팔파에서 벌어진 체포 작전 중 부상을 당했고 멕시코시티로 이송되던 중 사망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체포 작전 중 총격으로 현장에서 4명이 사망했고 오세게라를 포함한 3명이 다친 후 숨졌다. 당국은 조직원 2명을 추가로 체포했으며 장갑차와 로켓 발사기, 기타 무기를 압수했다.
2009년에 결성된 CJNG는 지난 10년간 마약 생산 및 판매를 통해 세력을 확장했으며 코카인, 메스암페타민, 펜타닐 등을 미국으로 밀반입해왔다. 또한 CJNG는 여러 멕시코 정치인 암살을 계획하고 군을 공격하는 등 대담한 폭력을 저지르는 범죄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미 국무부는 CJNG를 외국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으며 오세게라에게 최대 1500만달러(약 217억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멕시코 당국의 이같은 범죄 조직 소탕 작전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셰인바움 대통령에게 강경한 마약 카르텔 소탕 작전을 진행하지 않으면 미국이 직접 군사 개입을 감행하겠다고 위협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위협에 “미군의 참여는 필요하지 않다”고 입장을 밝히면서도 지난달 마약사범 37명을 미국으로 인도하는 등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왔다.
크리스토퍼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은 오세게라의 사살에 관해 “이는 멕시코, 미국, 중남미, 그리고 전 세계에 위대한 진전”이라며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멕시코 국방부는 미 당국이 오세게라의 체포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10월 중남미 지역 마약 카르텔에 대응하기 위해 출범시킨 ‘마약 대응 합동 태스크포스’가 이번 작전에 관여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오세게라 사살 이후 멕시코 전역에서는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CJNG의 조직원들은 차량과 트럭을 불태워 도로를 가로막았다. 할리스코주 주도 과달라하라의 거리에는 상점들이 문을 닫고 도심에 사이렌과 헬리콥터 소리가 울려 퍼졌다. 멕시코 당국은 범죄 조직 소속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버스와 상점에 불을 지르고 보안군과 충돌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멕시코에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자택에 머물라”고 했다. 미국과 캐나다 항공사들은 멕시코행 항공편 수십편을 취소했다.
당국은 멕시코 서부 전역에 보안 병력을 배치하는 등 소요 사태를 진압하기 위해 나섰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엑스를 통해 “국방부가 오늘 연방군에 의해 수행된 작전을 보고했으며 이는 봉쇄 조치 등 영향을 초래했다”며 “모든 주 정부와 협조하고 있다. 우리는 정보를 계속 파악하고 침착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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