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합의는 합의...미국 무역합의 준수하라”

이진영 기자 2026. 2. 2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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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위 “향후 미국 조치 완전한 설명 요구”
무역법 122조 근거 ‘글로벌 15% 관세’ 비판
ECB 총재는 균형상태 깰 위험 경고하기도
유럽의회, 미 무역협정 표결 연기 가능성
(게티이미지뱅크)

유럽연합(EU)이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위법 판결과 관련해 미국 측에 향후 조치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무역협정의 합의 준수를 촉구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EU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미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미국이 취할 조치에 대해 완전한 명확성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 연방대법원은 20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 관세 부과 권한을 주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이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모든 국가의 수입품에 150일간 한정으로 10%의 새로운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날에는 10%에서 법적 허용 최대치인 15%로 관세를 상향했다.

이 임시 관세 체제는 중국ㆍ브라질ㆍ중국ㆍ인도에는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EU에는 실효 관세율을 약 0.8%포인트 높여 12.5%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글로벌트레이드얼럿은 분석했다.

집행위는 또 “현재 상황은 양측이 합의한 ‘공정하고 균형 잡히며 상호 이익이 되는’ 대서양 횡단 무역·투자를 실현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의는 합의”라며 “EU는 미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로서 EU가 약속을 지키듯이 미국도 명시된 약속을 존중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EU는 지난해 7월 EU 회원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품에 적용되는 상호관세율을 30%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6000억달러(약 868조원)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EU와 다른 국가들은 미국이 별도의 무역법에 따라 진행 중인 신규 조사 이후 추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트럼프 대통령의 신규 글로벌 관세 부과 움직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더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CBS 시사 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트럼프의 15% 신규 관세에 대해 “EU과 미국 간 무역합의 이후의 ‘균형 상태(equilibrium)’를 흔들 위험이 있다”면서 지난해 7월 미국과 유럽 간 무역합의 이후 무역 관계자들이 익숙해져 있던 균형 상태가 다시 흔들린다면 이는 분명 비즈니스에 차질을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라가르드 총재는 또 “미국 안팎의 모든 무역 관계자가 (무역)관계의 미래에 대해 명확성을 갖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EU 입법기구인 유럽의회는 미-EU 무역협정 표결을 미룰 것으로 관측된다. EU 의회의 한 고위 통상 담당 의원은 대서양 횡단 무역협정의 EU 측 이행 법안에 대한 표결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의회 무역위원회의 베른트 랑게 위원장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연방대법원 패소 이후 트럼프가 15% 글로벌 관세를 부과한 것은 우리가 합의했던 협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이에 23일 열리는 유럽의회 회의에서 적절한 법적 평가와 미국 측의 명확한 약속이 나오기 전까지 입법 작업을 중단할 것을 협상팀에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