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조합장 뇌물 받으면 10배 위약벌” 국민청원 등장
징벌적 처벌해 비리 근절
징수액 30% 포상금 지급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 사업을 이끄는 조합장 또는 조합 임원이 건설사(시공사)나 용역회사의 뒷돈과 향응을 받으면 부정 이익의 10배를 위약벌로 처벌해달라는 국민 청원이 올라왔다. 정비 사업장의 부정 이익에 대해 징벌적 처벌을 해서 정비 사업 관련 비리를 근절해 달라는 것이다.
23일 국회와 정비 업계에 따르면 15일 국회전자청원에는 ‘재건축 조합장 부정이익 10배 위약벌 도입을 위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에 관한 청원’이 등록됐다.
청원인 김모씨는 청원 취지 글에서 “우리나라 가구 절반 이상이 아파트에 사는 지금,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조합장·임원이 시공사·용역사 등으로부터 뒷돈과 향응을 받는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형사처벌과 손해배상 제도가 있음에도, 조합이 입은 손해를 온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걸리면 조금 손해 보고, 안 걸리면 이익’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다”고 했다. 이어 “부정한 이익의 10배를 조합에 환수하는 위약벌 제도와 내부고발자 포상·보호 제도를 도시정비법에 명문화할 것을 국회에 청원한다”며 “재건축 조합장·임원의 비리가 반복되는 이유는 현행 형사처벌과 손해배상만으로는 억지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개정을 요구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우선 도시정비법에 ‘부정한 이익 10배 위약벌’ 조항 신설이 있다. 정비 사업 조합장이나 조합 임원이 시공자·정비업자 등으로부터 금품·향응 등 부정 이익을 수수하거나 약속한 경우, 그 이익의 10배를 조합에 위약벌로 납부하도록 명문화하고 위약벌 청구는 형사처벌·손해배상과 별개로 행사하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내부 고발자에 대한 포상·보호 제도도 도입해야 한다고 청원인은 주장했다. 내부 고발자가 조합 임원의 부정한 이익을 조합이나 수사·행정기관에 신고해 위약벌이 징수되면 징수액의 30%를 내부 고발자에게 포상금으로 지급해 달라는 것이다. 시·도지사가 제정·고시하는 정비 사업 조합 표준 정관에 위약벌·포상·보호 규정을 포함시키고, 각 조합의 정관 인가·변경 인가 시 이를 반영하지 않으면 인가를 보류·거부할 수 있는 근거도 도시정비법에 포함해 줄 것도 청원했다.
현재 이 청원은 30일 이내 100명 이상에게 찬성받아 국회청원심사규칙에 따라 국회의장이 일반인에게 공개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정비 업계 관계자는 “조합 임원들과 용역업체, 건설사 간의 침묵의 카르텔이 있어 배임, 횡령, 뇌물 등으로 인한 부정 이익을 쉽게 확인하기 어렵다”며 “포상금을 통해 내부 고발자들에 대한 인센티브 구조를 만들어야만 해결되는 부분이 있어 이런 청원이 제기된 것”이라고 했다.

정비 사업장에서는 매년 수백 건의 위반 행위가 적발되고 있다.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18∼2023년 국토교통부와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합동 점검을 시행한 결과 정비 사업장에서 총 714건의 위반 행위가 적발됐다. 이 중 105건은 수사 의뢰됐다.
정비 사업에서는 조합원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감정평가업자 선정 및 부적정 수의계약, 미등록 업체 사업 수행 등의 사례가 빈번하다. 또 업체 선정 대가로 뇌물을 받거나 조합장과 임원이 조합 자금을 횡령하는 등 배임·횡령 및 금품 수수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다만 도시정비법상 정비 사업 조합장과 조합 임원이 공무원처럼 형법상 뇌물죄 처벌이 가능하도록 규정(도시정비법 134조)하고 있어 10배의 위약벌을 적용하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변선보 법무법인 지음 변호사는 “도시정비법에서 조합장과 조합 임원의 지위를 공무원과 같은 것으로 보고 뇌물죄 적용 대상으로 정해놨다”며 “뇌물죄는 배임·횡령죄보다 더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이고 수사기관들도 조합 관련 범죄를 강하게 수사하는 상황이라 징벌적 위약벌을 적용하지 않고도 현행법을 통한 처벌이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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