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장동혁 부동산 설전…李대통령의 정책 실패 탓

김기훈 경제전문기자 2026. 2. 23.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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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의 생각]
李대통령, 다주택자 규제 강조하자
張대표, 더 근본적인 ‘똘똘한 한 채’ 대책 요구
집값 안정책 전체 그림 없어 시장 혼란
“부동산 시장 최대 리스크는 최고 권력자의 입”

이재명 대통령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설 기간에 이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설전을 주고받았다. 이 대통령이 연일 X(옛 트위터)에서 다주택자 규제 필요성을 강조하자, 장 대표는 다주택자와 국민에 대한 부동산 겁박을 이제 그만 멈추라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저는 1주택”이라며 서울과 지방에 부동산 6채를 갖고 있는 장 대표를 겨냥했다. 그러자 장 대표는 “정작 대통령님은 퇴임 후 50억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분당 재건축 로또’를 갖고 계시지 않나…본인의 로또부터 어떻게 하실지 먼저 밝혀달라”고 맞받았다. 두 사람의 설전은 시세 차익 50억원이 예상되는 ‘똘똘한 한 채’와 공시가격 합계 8억5000만원 수준의 다주택 간 대결로 요약된다.

이재명 대통령(사진 왼쪽)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설 연휴 동안 벌인 부동산 설전에서 이 대통령 부동산 정책의 문제점들이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정치권은 쓸모없는 공허한 부동산 설전이라고 저평가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이 논쟁이 이 대통령 부동산 정책의 심각한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고 본다. 그 이유로 ①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대책이 다주택자 대책보다 선행하거나 적어도 동시에 나와야 하고 ②향후 세금 고지서 발부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정부가 보유세 개편 등 근본 대책을 당장 내놓아야 하지만 선거를 의식해 손을 놓고 있으며 ③이 대통령이 SNS로 다주택자를 압박하고 있으나 똘똘한 한 채 등 다른 정책이 확정되지 않아 거래 당사자들이 계약 체결을 미루고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을 든다. 전문가들은 또 ④정부가 지난해 집값 폭등 때 다주택자 중과 유예 종료 발표를 서두르지 않은 탓에 올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고 ⑤정부가 이러한 정책 실패를 숨기고 다주택자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으며 ⑥정책 결정권을 가진 대통령이 자신과 이해관계가 직결된 정책은 회피한 채 더 근본적인 대안 제시를 요구한 야당 대표를 공격해 국민의 눈을 흐리게 하는 점을 문제라고 지적한다. 왜 이러한 지적이 나올까?

李대통령 주택정책의 목표

이재명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집값 안정 대책의 목표는 주택을 투자나 투기 목적이 아니라 본래의 용도인 거주 목적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의 표현을 빌리면 향후 가격이 올라 재산이 늘어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생산재(투자재)가 아니라, 개개인이 소비함으로써 재산이 줄어드는 소비재로 돌리겠다는 뜻이다. 옷·음식·집(의식주)은 생활필수품에 속하는 대표적인 소비재이다. 이 중 옷과 음식은 소비함으로써 재산이 줄어드는 전형적인 소비재이다. 반면 집은 주거용으로 소비해도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이 올라 재산이 더 늘어나는 생산재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 왜 그럴까?

주택은 건물과 토지로 구성된다. 건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노후되어 가치가 사라진다(감가상각). 반면 토지는 가치가 영구불변이어서 감가상각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재개발·재건축이 진행될 때 원재료(생산재)로 사용되면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한다. 예를 들어 40년 전에 토지 가격 5억원, 건물 가격 5억원 등 총 10억원에 매입한 아파트의 현재 시가가 40억원이라면 건물의 감가상각이 끝난 현재 시점에서 건물 가격은 0원, 토지 가격은 40억원으로 계산된다는 뜻이다. 토지 가격이 5억원에서 40억원으로 35억원 오른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아파트 등 주택을 투자용이 아니라 거주용으로 정착시키는 어려운 개혁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5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뉴스1

따라서 이 대통령이 주택의 투자 수요(생산재)를 없애고 실거주용(소비재)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추구한다면 장기간에 걸쳐 토지에 발생하는 가격 상승분을 수요·공급 대책 등 각종 정부 정책을 조합해 제로(0원)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비싼 집을 소비하는 사람은 건물의 감가상각 규모가 커서 재산 가액이 더 줄고, 싼 집에 사는 사람은 감가상각 규모가 작아서 재산 가액이 덜 줄어든다. 정부가 세금을 들여 넓은 도로, 지하철, 도서관, 학교 등을 빼곡하게 지어줘 주거 환경이 쾌적한 곳과, 정부가 돌보지 않아 낡고 험한 곳은 그 격차가 이미 집값에 반영되어 있다. 따라서 이 두 곳에 사는 주민은 재산 감소폭이 달라야 공정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매일 비싼 스테이크를 먹는 사람이 매일 김밥을 먹는 사람보다 재산이 갈수록 더 큰 폭으로 불어난다면 스테이크는 소비재가 아니라 이익을 추구하는 투자재로 변질된다. 다만 현행 세법은 주택에 세금을 부과할 때 토지를 건물에 부속된 것으로 보고 하나의 세금 고지서를 발부하기 때문에 정부가 대책을 쓸 때에도 토지와 건물을 분리시키지 않고 합산 가격(공시가격)을 조정하는 형태로 정책이 이뤄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1960년대 개발도상시대 이후 근로자들의 거의 유일한 노후대책 수단이었던 주택이 지금은 오히려 빈부격차의 가장 큰 원인이 되자, 주택 가격을 하향 안정시켜 실거주용으로 바꾸고 노후대책 수단을 연금 등으로 바꾸는 정책 대전환을 꿈꾸고 있다.

집값은 얼마나 떨어져야 하나

그렇다면 이 대통령은 공급 확대와 수요 억제 등 부동산 대책을 통해 집값을 어느 정도 안정시켜야 할까? 이 대통령은 이러한 목표치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정책 전문가들은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PIR)을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한다. 비록 주택 가격이 올라도 근로자의 소득이 더 큰 폭으로 오르면 주택 시장이 더 안정됐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상대적 비율을 중시한다.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2025년 3분기 서울 아파트의 PIR은 10.6이다. 서울 아파트에 사는 부부(중위 소득 기준)가 10.6년간 번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서울 아파트 한 채(중위 가격 기준)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절반을 쓰고 절반을 저축한다면 21년이 걸린다. 지난 20년간 주택 가격이 가장 안정됐던 이명박 대통령 시절 이 비율은 약 7.5였다. 따라서 이재명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수준의 주거 안정을 이루려면 주택 가격이 현재보다 약 30% 하락해야 한다. 30억원 아파트는 21억원으로, 300억원 아파트는 210억원으로 내려가야 한다. 그동안 고가주택의 상승폭이 컸고 고가주택이 전체 주택의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가주택의 하락폭이 40% 정도로 더 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좀 더 적극적인 기준도 있다. 한 정책 전문가는 “예전에 IMF(국제통화기금)는 한국이 자원이 없고 인력으로 먹고 사는 나라라는 점을 고려할 때 노동자들의 노동 가치가 중시되려면 PIR 5 정도가 적당하다고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현재 30억원짜리 아파트 가격은 14억원으로, 300억원짜리 아파트는 140억원으로 하락해야 한다. 이런 험난한 과제가 이재명 대통령 앞에 놓여 있는 것이다.

설전서 드러난 정책 문제점

이러한 분석에 근거해 볼 때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부동산 정책은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첫째, 정책의 중심이 오랫동안 누적된 주택 전반의 문제점 해결보다는 소수 다주택자 압박에 집중되어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서울의 다주택자는 37만2000명으로 전체 주택 보유자의 14%에 불과하다. 나머지 86%의 1주택자가 정책 대상에서 빠져 있는 것이다. 현재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은 서울 강남 지역의 ‘똘똘한 한 채’가 주도하고 있고, 그 배경에는 낮은 보유세와 대규모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정부의 세금 감면 정책이 놓여 있다. 그러니 집값 대책의 핵심은 똘똘한 한 채에 우선적으로 맞춰져야 한다.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를 압박해도 다주택자는 비강남 아파트를 먼저 팔지, 강남 아파트는 잘 팔지 않는다. 간혹 강남 매물이 나와도 대기 중인 똘똘한 한 채의 매수 후보자들이 주식으로 번 현금을 주고 사들이면 집값은 하락하지 않는다. 집값이 바닥을 쳤다고 판단되면 주식 자금이 강남 아파트로 다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한 세제 전문가는 “똘똘한 한 채 소유자가 재산이 감소하도록 세금 제도를 개편한 뒤 다주택자에게 확대 시행하면 다주택자는 재산 감소폭이 보유 주택 수만큼 커지기 때문에 자연스레 다주택자 문제가 해소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정책 순위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둘째, 다주택자 혹은 1주택자가 주택을 팔고 다른 주택을 사려면 새롭게 취득하는 주택의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등에 대해 계산기를 두드릴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이 시행한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를 부활하고 노무현 대통령 말기에 검토했던 주택담보대출 회수 방안을 재추진하고 있지만, 자신의 원대한 비전을 뒷받침하는 1주택자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개편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대통령이 SNS로 압박을 해도 주택 보유자들은 집을 팔지 말지 망설이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주민은 “괜히 집을 팔았다가 이 대통령이 갑자기 말을 바꾸어 집값이 다시 오르면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오른쪽에서 두번째)은 최근 주택 시장 매물을 늘리기 위해 다주택자를 강도 높게 압박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10일 청와대 국무회의 모습./뉴스1

셋째,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집값이 급등할 때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했으나 실효성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이 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 조치 등을 발표해 기존 주택의 매물이 나오도록 했어야 한다고 본다. 이 대통령이 정책 실기를 했다는 뜻이다. 이때 때를 놓치고 뒤이어 토지거래허가제까지 확대한 뒤에 중과 제도를 부활하면서 시간에 쫓겨 시장 혼란을 가속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역대 대통령들은 중요한 부동산 정책의 경우 비록 유예된 정책을 부활하는 경우라도 6개월~1년 전에 발표해 국민이 충분한 준비 기간을 갖도록 해왔다. 부동산은 다른 물건보다 거래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을 팔 때 5월 9일까지 계약하면 4~6개월의 잔금지급과 등기 기간을 더 주겠다고 선심을 썼다. 하지만 양도세 중과 부활 조치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전에 시행했으면 이런 혼란이 없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넷째, 이 대통령은 ‘똘똘한 한 채’와 ‘다주택자’, ‘토지거래허가제’와 ‘양도세 중과 부활’ 등 부동산 정책의 우선순위를 혼동해 뒤죽박죽 정책을 시행한 뒤 책임론이 불거질까 봐 그 책임을 야당 대표나 다주택자에게 미루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주택 보유자의 86%에 달하는 1주택자에게도 적용되는 근본 대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그에게 다주택자 프레임을 씌워 공격했다. 이 대통령이 자신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똘똘한 한 채’ 대책을 먼저 발표했으면 장 대표가 이 대통령을 공격할 명분이 없었을 것이다.

다섯째, 다주택자는 정치인들이 만든 현행 제도 속에서 합리적인 투자 행동을 한 사람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들을 1주택 보유자나 무주택자와 갈라치기 하면서 마귀로 몰아가고 있다. 하지만 돈은 마귀가 아니다. 높은 수익률 쪽으로 흘러갈 뿐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점에서 이 대통령의 압박식 정책 집행은 정책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새로운 부동산 정책을 국가의 100년 대계로 수립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원대한 목표는 공정하고 조용하며 차분하고 빠르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다주택자 압박보다 더 근본적인 '똘똘한 한 채'에 대한 대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운데)가 비공개 회의를 위해 입장하는 모습./박성원 기자

여섯째, 이 대통령의 정치적 일정에 비추어 볼 때 개혁 속도가 너무 느리고 범위도 좁다. 역대 대통령들은 임기 첫해에 가장 많은 정책을 발표하고 입법화했다. 이후 2년 차와 3년 차에는 확대 보완 대책을 내놨다. 4년 차와 5년 차에는 국민 지지율이 하락하고 정당의 지지 기반도 약해지기 때문에 기존 정책을 일관성 있게 지키는 쪽에 주력해 왔다. 이러한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기간은 향후 2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더구나 2028년 4월에 총선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중반까지는 모든 개혁 입법을 완성하고 올해와 내년에 걸쳐 제도를 시행해 안착시켜야 한다. 총선이 끝나면 국회의원들도 이 대통령의 말에 더 이상 귀 기울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금 정책은 이미 실기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집값 안정에 가장 중요한 보유세 정책의 경우 7월과 9월에 재산세 고지서가, 12월에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발부되어야 한다. 제도를 개편하려면 5월 이전에는 새 법안이 시행되어야 올해 보유세 개편이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보유세 개편에 관해 말이 없다. 이 대통령은 “표심을 신경 쓰지 않고 국민만 보고 나아가겠다”고 말한다. 반면 전문가들은 오는 6월 지방선거 결과를 보고 세금 정책의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렇게 되면 결국 새로운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는 올해 12월에, 새로운 재산세는 내년 7월과 9월에 시행된다. 반면 내년 하반기에는 정치권이 이듬해 있을 총선 준비에 본격 돌입한다. 세제 개편은 조세 저항을 견디며 만 3년 정도 지나야 안착이 되는데, 이런 정치 일정 속에서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까?

李대통령의 과제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이 ①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세금을 떠넘기는 현상을 막기 위한 세입자 보호책 확대 ②1세대 1주택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1인당 평생 1회 2억원 정액제로 개편해 대규모 양도차익 기대감 축소 ③보유세의 단계적 큰 폭 인상을 통한 불필요한 주택 수요 제거 ④일시적 2주택의 1주택 인정 기간을 3년에서 3개월로 단축 등 조치를 동시에 시행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본다. 이 대통령도 망국적 부동산 불로소득을 잡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입이 아프도록 외치고 있다. 그러나 주택 보유자의 대다수는 미지근한 반응이다. 이 대통령의 목소리는 크지만 행동이 너무 느리고 행동 범위도 좁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장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최대 리스크(위험 요인)는 최고 권력자의 입”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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