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개” 이어 “3000개”…일본총선에 중국계 영향공작 SNS계정 포착 잇따라

한기호 2026. 2. 2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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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신문, SNS공간 분석회사 인용보도
약 3000개 X 계정 反다카이치 글쓰고 옮겨
선거 공시 직전 1월 중·하순 계정 대거 생성
중어 번역·간체 흔적, 부자연스런 일어 구사
단일계정 부정 포착될까 쪼개기 게재 정황도
전날 닛케이도 400개 중국계 의심계정 보도

일본 자유민주당이 단독 개헌발의선 확보로 압승한 2·8 중의원(하원) 선거 직전까지 수백~수천건의 중국발 X(엑스·옛 트위터) 계정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정부를 대대적으로 공격하는 활동을 벌였단 현지 매체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23일 인터넷 SNS 공간 분석회사인 ‘재팬 넥서스 인텔리전스’를 인용해 “1월 중순부터 3000건 규모의 계정군이 협조적으로 다카이치 총리나 일본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을 투고·확산하고 있다”며 “계정이나 투고의 특징으로 보면 중국계의 ‘영향 공작’(Influence Operation)일 가능성이 있다. 일본사회의 분단을 부채질하고 해외로부터 일본 평가를 떨어뜨리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영향 공작’은 특정 국가·집단이 타국의 정치·사회·여론을 조작하는 비(非)군사적, 심리적 행위를 지칭한다. 재팬 넥서스 인텔리전스 조사에 따르면 약 3000건의 계정 그룹의 활동이 중의원 선거 공시일(1월 27일) 약 1주일 전부터 시작돼 일본어와 영어로 “총리가 통일교에서 표를 사고 있다”, “총리는 군비증강과 역사수정의 길을 열었다”, “젊은이들의 사회보장 부담을 늘린다” 등의 주장을 투고·확산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의심 계정 약 3000건 중 1000건 가량이 글을 작성(투고)하면 2000건 가량은 해당 글들을 리포스트(옛 리트윗, 전재)하는 형태로 활동해왔다. 계정명은 가타카나(일본 문자 중 외래어 표기용)와 한자를 조합한 것 등 규칙성이나 공통점이 있으며, 리포스트하는 계정의 대부분은 1월 19~24일 생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의 투고글엔 번역한 흔적이나, 해시태그(#)에 중국 간체자나 부자연스러운 일본어가 섞인 것도 있었다고 한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의원 선거(하원 총선)를 앞두고 지난 1월 31일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에서 집권 자민당 후보 지원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요미우리신문은 “중국의 블로그나 국영 미디어에 게재된 이미지나 생성 인공지능(AI)에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미지도 사용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각 계정이 글을 쓰거나 리포스트, 댓글달기를 한 건수는 1건에서 수건에 그쳤다고 한다. 업체의 애널리스트는 “동일 계정으로 대량 투고하면 플랫폼사업자로부터 부정행위로 감지돼 동결되기 때문에, 다수 계정을 사용해 (단일계정 대량)투고를 억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해당 계정들의) 활동은 계속되고 있어 장기적인 공작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신문은 영향공작 전문가인 일본국제문제연구소의 쿠와하라 쿄코 연구원이 “배후는 단정할 수 없지만 중국 공산당 및 정부가 일관되게 사용해 온 대일(對日) 비판의 내러티브 논점과 크게 모순되지 않는다(다르지 않다)”며 “다카이치 총리의 신뢰를 실추시키고 사회의 균열을 파고드는 것을 꾀한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전날(22일) 지난달 중순 다카이치 총리의 중의원 해산 선언이 보도된 이후 X에서 다카이치 총리를 “국민의 배신자”, “사이비 종교(통일교 지칭) 신자” 등으로 지칭하거나 사임·퇴진을 종용한 해시태그 문구를 단 글들이 조직적으로 게재·확산됐다고 분석해 보도했다. 글 게시 패턴과 프로필 정보가 부자연스럽게 일치한 계정들을 추적한 결과 약 400개의 중국계 계정으로 특정됐다고 한다.

약 400개 공작 계정 중 적어도 76%는 선거 직전인 지난해 12월 이후 집중적으로 생성됐다고 한다. 해당 계정들에선 AI 생성 이미지를 활용하거나 일본어 문장에 중국식 서체와 표현이 섞인 흔적이 발견됐다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엑스는 부자연스런 움직임을 감지해 이달 4일 기준 이들 계정 40% 이상을 동결 등 제재했으나 매일 새 계정이 ‘보충’됐다고 한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일본 개입’을 시사한 발언이 중국 정부의 반발을 산 것이 이같은 움직임의 배경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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