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2000명 사망...어린이에게 닥친 기후 재난

곽은영 기자 2026. 2. 2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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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는 아동 생존 위기
태아부터 시작되는 기후 재난
전 세계 영아 열 노출 450% 증가
기후위기는 어린이의 호흡기·알레르기 질환뿐 아니라 매개체 감염 질환, 수인성 질병, 발달 지연, 정신 건강 문제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기후위기는 미래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가장 먼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재 진행형 위기라는 사실이 국제기구와 연구결과를 통해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를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아동 건강과 권리의 문제라고 강조한다.

지구 뜨거워질수록 아이들이 먼저 아프다

환경오염, 기온 상승, 극단적 기후 현상 증가, 강수 패턴 변화, 생물다양성 감소 등 기후변화 전반이 어린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든 연령층이 영향을 받지만 면역 체계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어린이가 특히 취약하다고 설명한다.

인도의 영어 일간지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20일 유니세프와 콜카타시가 공동 개최한 행사에서 의료진들이 이 같은 사실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콜카타시 보건 책임자는 "최근 평가에서 어린이 2명 중 1명이 대기오염으로 촉발된 호흡기 질환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기후위기는 어린이의 호흡기·알레르기 질환뿐 아니라 매개체 감염 질환, 수인성 질병, 발달 지연, 정신 건강 문제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전문가들은 임신 중 환경 위험 노출이 태아 건강에도 영향을 미쳐 조산, 저체중 출생, 사산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세프 보건 전문가는 임신 중 환경 위험이 향후 어린이의 IQ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폐 전문의들 역시 오염 물질 흡입이 폐 성장 저해와 폐 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유니세프 서벵골 책임자 몬주르 호세인은 "지난 60년간 콜카타 기온이 2.7도 상승했고 대기오염과 기후변화 영향으로 약 34만 명 어린이가 심각한 건강 위험군에 속한다"며 "전 세계 영아의 열 노출이 450% 증가했으며 콜카타와 벵골 지역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약 8억5000만 명 어린이가 동시에 네 가지 이상의 기후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전 세계 어린이 5명 중 1명 극심한 더위에 노출

유엔아동기금(UNICEF)이 2021년 발표한 'Children's Climate Risk Index' 보고서에 따르면, 약 8억5000만 명 어린이가 동시에 네 가지 이상의 기후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약 10억 명 어린이가 '극도로 높은 위험 국가'에 거주 중이다. 거의 모든 어린이가 최소 하나 이상의 기후 위험 경험하고 있다. 

세부 위험 역시 심각하다. 9억2000만 명이 물 부족 위험에, 8억2000만 명이 폭염 위험에, 6억 명이 감염병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문제는 폭염이다. 유니세프가 2024년 8월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어린이 5명 중 1명이 극심한 더위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는 과거보다 한 달 이상 더 많은 폭염일을 경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폭염이 영양실조와 감염병 위험을 동시에 증가시킨다고 경고한다. 2024년 간호학 학술지 분석 논문은 2022년 기준 5억5900만 명 어린이가 고빈도 폭염에 노출됐으며 현 추세 지속 시 2050년 20억 명 이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폭염이 탈수·열사병·발작뿐 아니라 수면 장애와 학습 능력 저하까지 유발한다고 분석했다.

건강 피해 규모 심각...5세 이하 아동 취약

기후위기는 교육에도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 유니세프 분석에 따르면 홍수·폭풍·폭염 등 극단적 기후 현상으로 전 세계 약 2억4200만 명 어린이가 1년 동안 정상적인 수업을 받지 못했다. 학교 시설 파괴와 휴교가 주요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5세 이하 아동이 가장 취약한 집단이라고 강조했다. 2024년 6월 가디언은 국제 연구와 보건 분석을 인용해 공기오염은 5세 이하 아동 건강 위험 요인 가운데 두 번째로 큰 원인이며 하루 약 2000명의 어린이가 관련 원인으로 사망한다고 추정했다.

물 부족도 위협적이다. 유니세프 2021년 보고서 'The Climate Changed Child'에 따르면 7억3900만 명 어린이가 심각한 물 부족 환경에 노출돼 있으며 그중 4억3600만 명이 식수 접근 문제까지 동시에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어린이가 특히 취약한 이유로 면역 체계 미성숙, 체온 조절 능력 부족, 성장기 신체 특성, 사회적 보호 부족 등을 꼽는다. 의료진들은 기후위기는 환경 문제가 아니라 아동 건강과 권리의 문제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