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다주택자 주담대 연장 않는다는데...시장선 “약발 먹힐까”

강우량 기자 2026. 2. 2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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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주담대 2016년부터 원리금 분할 상환 의무화
아파트 임대 사업은 2020년부터 신규 등록 막혀
“비아파트 물량만 쏟아질 것” 우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단지 모습. /뉴스1

금융 당국이 다주택자에 적용되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축소해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연장해 주지 않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X(옛 트위터)를 통해 연일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할 것을 주문한 데 따른 조치다. 다주택자가 임대를 내줬던 집을 서둘러 내놓으면서 공급이 늘어나면 집값이 잡힐 것이란 게 정부 구상이지만, 집값 상승 논란의 중심인 아파트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한 채 비(非)아파트 시장 혼란만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부터 자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기존 다주택자 대상 대출 규제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가장 유력하게는 수도권·규제 지역 다주택자가 기존에 안고 있던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연장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거주 다주택 대출의 단계적 LTV 축소, 만기 구조의 차등화와 같은 신호가 축적될 경우 (집값에 대한) 기대 수익률은 재평가된다”고 했다.

금융 당국은 이미 작년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규제 지역 다주택자에게 LTV 0%를 적용해, 새로 주택을 구입해도 대출을 못 받도록 했다. 또 9·7 대책을 통해 주택 임대사업자를 대상으로도 수도권·규제 지역 주택 구입 시 LTV를 0%로 설정해 대출을 막았다. 이번에는 신규 대출뿐만 아니라 기존 대출도 유지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대출을 연장하지 못하게 된 다주택자들이 담보로 잡았던 집을 팔아 빚을 갚으면 주택 공급량이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늘어나는 공급 물량 대부분은 빌라나 오피스텔이 차지하고, 가격 상승 폭이 큰 아파트 물량은 적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들은 아파트 수요가 크지만, 지난 2016년부터 원리금을 분할 상환하는 조건으로 주택 담보 대출을 받고 있다. 정해진 만기까지 원금과 이자 전부를 나눠서 갚아야 하기 때문에, 대출 만기를 연장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다. 따라서 개인 주택 담보 대출과 관련해 이번 규제 대상이 되는 건 2016년 이전에 판매된 만기에 한꺼번에 원금을 갚되 1년마다 만기를 연장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정도다. 하지만 이 같은 대출액은 현재 미비한 수준이라는 게 금융권 설명이다.

통상 3~5년 만기로 대출을 받아 1년씩 만기를 연장하는 주택 임대사업자가 이번 규제의 주요 대상이 된다. 하지만 현재 주택 임대사업자 다수는 아파트가 아닌 빌라나 오피스텔 등을 임대로 내주고 있다. 지난 2020년 아파트 등록 임대 제도가 폐지되면서 신규 아파트 임대사업자 등록이 막혀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매입 임대 주택 28만4183가구 가운데 아파트는 16.1%에 그쳤다. 다세대 주택이 35.2%로 가장 많았고, 오피스텔이 24.2%로 뒤를 이었다.

결국 이번 정책이 시행되더라도 다주택자가 보유한 아파트 물량은 꿈쩍 않는 채, 서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빌라·오피스텔 시장 혼란만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주택자가 빚을 갚지 못해 빌라·오피스텔이 경매로 넘어가면 세입자의 주거 불안은 커지고, 전·월세 물량이 급감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은 이 같은 지적을 두고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가 집을 팔면 전·월세 공급이 줄겠지만 그만큼 수요도 줄어든다”며 “매물이 증가함으로써 집값이 안정되고 그에 따라 전월세도 안정된다는 것이 훨씬 더 논리적”이라고 했다.

금융 당국은 시장 혼란을 고려해 다주택자 유형과 대출 구조, 아파트 보유 여부 등을 세분화해 규제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과 18일에 이어 24일에도 금융권 관계자들을 소집해 주택 유형과 지역에 따른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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