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너머의 승부 시작됐다…이커머스, 오프라인 영토전쟁 '서막'
온라인 경쟁 포화 속 ‘공간 경험’ 차별화 전략
IPO 앞두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포석
비용 부담 변수…“속도보다 운영 효율이 관건”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이커머스 기업들이 오프라인 전장에 속속 발을 들이고 있다. 국내 온라인 쇼핑 성장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브랜드 경험과 수익 다각화를 위해 물리적 공간 확장에 나서는 흐름이다. 디지털 기반 경쟁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업계는 이제 오프라인이라는 또 다른 무대에서도 주도권 확보를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오프라인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체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는 현재 국내외에서 37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 안에 60호점을 돌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은 2800만명에 달했다. 최근에는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 등 숍인숍 매장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오프라인 행보에 더욱 힘을 싣는 분위기다.
여성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 역시 서울 성수동에 첫 오프라인 쇼룸 조성을 추진 중이다. 성수동에 글로벌 전용 풀필먼트(물류 일괄 대행)센터를 신설한 데 이어 오프라인 고객 접점까지 넓히려는 행보다. 이 밖에도 오늘의집은 서울 북촌에 상설 쇼룸 ‘오늘의집 북촌’를 열고 최근 경기 판교에 첫 단독 인테리어 상담 매장까지 출점하며 오프라인 접점을 넓히고 있다. 신세계 그룹의 이커머스 SSG닷컴은 이마트(139480)·트레이더스와의 연계를 통해 오프라인 유입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새벽 배송업체 오아시스마켓은 이런 옴니(온·오프라인 연계) 전략의 대표 주자다. 2011년 오프라인 직영 매장으로 출발해 2018년 온라인 새벽배송을 더한 오아시스는 현재 전국 약 5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핵심은 재고 회전이다. 온라인 잉여 재고를 오프라인에서 소진하는 방식으로 흑자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2024년 연결기준 매출 5171억원, 영업이익 229억원을 기록했다.
이커머스들이 오프라인으로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치열한 온라인 경쟁 환경의 구조적 한계가 있다. 플랫폼 간 상품 구성과 가격 전략, 서비스 모델이 유사해지면서 온라인만으로는 더이상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만들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디지털 광고비 상승과 고객 확보 비용(CAC) 부담까지 더해지며, 트래픽 경쟁 중심의 성장 전략 효율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다. 브랜드 정체성과 상품 큐레이션을 물리적 공간에서 직접 구현하려는 시도가 늘어나는 이유다.
기업가치 제고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무신사는 올해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며, 컬리·에이블리·오아시스 역시 IPO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젠 온라인 중심 성장만으로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국가데이터처 등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 증가율은 2021년 21.0%에서 2024년 5.8%까지 낮아졌다. 오프라인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움직임 자체가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긍정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물론 부담 요소도 따른다. 오프라인 운영에는 임대료·인건비 등 높은 고정비가 수반되고, 매출 효율이 기대에 못 미치면 철수 압박도 커진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온라인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오프라인 전략을 재조정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마존은 지난달 무인 편의점 ‘아마존 고’와 식료품 매장 ‘아마존 프레시’ 전 매장 폐쇄를 발표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성장 여력이 둔화된 상황에서 오프라인은 브랜드 경험을 직접 설계하고 고객 접점을 넓힐 수 있는 수단”이라며 “특히 데이터 기반 큐레이션을 공간에 구현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왜 방문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주지 못하면 단순 확장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속도보다 차별화와 운영 효율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전진 (noretur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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