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0조 증발한 ‘디지털 금’의 허상...“비트코인, 결국 투기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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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가상자산 비트코인이 전례 없는 '정체성 위기'에 빠지며 깊은 수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고점 대비 40% 이상 폭락한 가격보다 더 뼈아픈 것은 비트코인을 지탱하던 핵심 내러티브들이 일제히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톰 에세이 세븐스리포트 사장은 "사람들은 비트코인이 결국 변동성 높은 투기 자산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나 혼란에 대비한 헤지 수단으로서 금의 효용성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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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현물 ETF서 33억달러 유출
“변동성 높은 투기자산, 해지수단 못돼”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비트코인 차트. 비트코인 가격이 투자자들의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1억 원을 내어주며 9900만 원대까지 밀려났다. [출처=업비트]](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3/mk/20260223155104055nnol.png)
23일(한국시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1억원이 붕괴되며 99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 기준으로는 6만 7500달러 선을 맴돌고 있다. 고점 대비 40%가량 증발한 수치로, 시가총액은 무려 1조달러(약 1330조원) 이상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최근의 하락세가 뼈아픈 이유는 시장 환경이 결코 나쁘지 않음에도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워싱턴 정가의 규제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우호적이고, 월가의 기관 채택도 깊어졌다. 비트코인이 원하던 모든 것을 얻었지만, 오히려 추락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비트코인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낳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고점 대비 40% 이상 폭락하며 6만70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장을 주도할 새로운 상승 동력이 부재한 가운데 시가총액은 1조3500억달러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출처=코인마켓캡]](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3/mk/20260223155105423lrre.png)
자금 흐름이 이를 증명한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미국 상장 금 및 금 관련 ETF에는 160억달러 이상이 유입된 반면,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약 33억달러가 빠져나갔다.
톰 에세이 세븐스리포트 사장은 “사람들은 비트코인이 결국 변동성 높은 투기 자산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나 혼란에 대비한 헤지 수단으로서 금의 효용성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투기적 수요마저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있다. 밈코인을 좇던 개인 투자자들은 이제 폴리마켓(Polymarket)이나 칼시(Kalshi)와 같은 ‘예측 시장’으로 대거 이동했다. 현실 세계의 결과에 빠르게 베팅하고 즉각적인 도파민을 얻을 수 있는 예측 시장이 비트코인의 투기적 매력을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낙관론도 존재한다. 댄 모어헤드 판테라 캐피탈 설립자는 “비트코인은 마운트곡스 파산, 중국의 채굴 금지 등 숱한 위기를 극복해 냈다”며 비트코인의 회복력을 강조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과거의 단순한 ‘생존’이 현재의 ‘가치 증명’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새로운 내러티브를 찾지 못하고 투자자와 자본의 ‘관심’을 잃어가는 ‘표류 현상’이야말로 비트코인이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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