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만점, 명문대 간 딸이 이상해졌어요”…손목마다 칼자국 흉터가

이새봄 기자(lee.saebom@mk.co.kr) 2026. 2. 2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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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 무렵 겪는 과도한 학업 성취 압박이 성인이 된 이후까지 우울증과 자해 위험을 지속적으로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를 이끈 제마 루이스 UCL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학교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적당한 압박감은 동기 부여가 될 수 있지만 그 수준이 지나치면 압도적인 스트레스로 작용해 정신 건강에 치명적"이라며 "15세 때 형성된 불안과 우울은 일시적이지 않고 성인기까지 다년간 이어진다는 사실이 데이터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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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UCL연구팀, 4700명 장기추적조사
15세 학업 압박이 성인 정신건강 위협
스트레스 1점 오르면 자해 위험 8%↑
우울증 겪을 확률도 뚜렷하게 높아져
[온라인 커뮤니티]
중학교 3학년 무렵 겪는 과도한 학업 성취 압박이 성인이 된 이후까지 우울증과 자해 위험을 지속적으로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입시와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10대 시절의 일시적인 성장통이 아니라, 20대 중반까지 정신 건강을 갉아먹는 ‘만성 질환’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영국 런던대학교(UCL)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랜싯 아동·청소년 건강(The Lancet Child & Adolescent Health)’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15세 시기의 학업 압박과 성인기 우울증 사이의 강력한 상관관계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영국 브리스톨 지역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장기 추적하는 ‘에이번 부모-자녀 종단 연구(ALSPAC)’ 데이터를 활용해 4714명의 청소년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들이 영국의 중등교육 자격시험(GCSE)을 앞둔 15세 때 느낀 학업 부담감을 조사한 뒤 이후 16세부터 24세까지의 정신 건강 상태를 추적했다.

분석 결과 15세 때 성적 압박을 심하게 느낀 학생일수록 20대 초반까지 우울 증상을 겪을 확률이 뚜렷하게 높았다. 특히 자해 위험과의 연관성이 두드러졌다. 학업 압박감을 0부터 9까지 척도로 매겼을 때, 점수가 1점 오를 때마다 자해를 시도하거나 생각할 위험(Odds)은 8%씩 증가했다. 이러한 경향은 조사가 마무리된 24세까지 지속됐다.

연구를 이끈 제마 루이스 UCL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학교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적당한 압박감은 동기 부여가 될 수 있지만 그 수준이 지나치면 압도적인 스트레스로 작용해 정신 건강에 치명적”이라며 “15세 때 형성된 불안과 우울은 일시적이지 않고 성인기까지 다년간 이어진다는 사실이 데이터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픽사베이]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학교 내 정신건강 관리 정책의 대전환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대책이 스트레스를 받는 개인을 상담하고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학교 환경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루이스 교수는 “현재의 접근 방식은 개별 학생의 대처 능력을 키우는 데 머물러 있다”며 “시험 횟수를 줄이거나 평가 방식을 개선하는 등 학교 차원에서 문화와 가치관을 바꿔야 학생들의 멘탈 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분석에 활용된 데이터가 1990년대 초반 출생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스마트폰 보급이나 코로나19 팬데믹, 최근의 교육 정책 변화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한계로 꼽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의 학업 경쟁이 과거보다 더욱 치열해진 점을 감안할 때 현재 청소년들이 겪는 실제 위험은 연구 결과보다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영국의 정신건강 자선단체 ‘마인드(Mind)’의 톨루 파시나-아일라라 선임 정책관은 “청소년 5명 중 4명(78%)이 학교 때문에 정신 건강이 나빠졌다고 호소한다”며 “이번 연구는 사회적, 정서적 압박이 아이들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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