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현대 30억 낮춘 거래 2건…'최정점' 조정 시작?
강남권 곳곳 수억원 호가 낮춘 급매물 속출
강남구 아파트 가격 하락세 전환할지 관심
한강벨트 매물 폭증…성동구 한달새 50%↑
이재명 정부 다주택자 대출 연장도 불허 방침
우리나라 아파트 시장의 최정점에 위치한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 직전 거래대비 무려 30억원이나 하락 거래된 사례가 2건이나 등장했다. 호가가 아니라 실제 계약이 체결됐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 아파트 시장은 압구정 현대 등을 최정점으로 해서 피라미드형 위계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최정점에 있는 단지에서 급락 거래들이 발생하면 그 아래단은 당연히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미 강남권역은 수억원씩 호가를 낮춘 급매물들이 속출 중이고, 한강벨트 등에 매물도 잔뜩 쌓이고 있다. 한편 이재명 정부는 규제지역에 있는 다주택 같은 경우 대출연장을 불허할 방침을 천명하는 등 시장정상화를 위한 고삐를 늦출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한방에 직전 거래 보다 30억 하락한 압구정 현대
우리나라 아파트 피라미드의 가장 윗단에 위치한 압구정 현대에서 직전 거래보다 무려 30억이 폭락한 거래가 2건이나 나와 시장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이 아파트의 전용 183㎡는 지난해 말 128억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한 바 있는데 이달 초 97억 원과 98억 원에 각각 2건이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억원씩 낮춰 매각하려는 매물들이 앞다퉈 등장하는 강남권역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다주택자를 겨냥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강남권역을 위시한 서울 아파트 시장은 완연한 변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강남권역에서 기존 보다 수억원씩 호가를 낮춘 급매물들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전용 84㎡가 52억원에 거래됐던 서초구 반포자이는 47억원에 급매가 나왔다. 최대 55억원에 달하는 다른 호가 대비 무려 8억원이 낮다. 지난해 말 42억7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던 강남구 개포자이프레지던스는 37억7000만원에 매물이 나왔고, 최초 등록가(38억원)에서 3000만원을 내렸다.

드디어 강남구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하는가?
한편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와 비(非)거주 고가 1주택자 등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는 가운데 최상급지인 서울 강남구 아파트 가격이 조만간 하락 전환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셋째 주(2월16일 기준) 강남구 아파트 가격은 직전 주 대비 0.01% 올라 보합에 가까운 수준을 보였다.
강남구 상승률은 올해 들어 1월 셋째 주(1월19일 기준) 0.20%까지 확대됐으나 이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조치 종료 등을 연일 언급한 이후 축소 흐름을 이어왔고, 2월 둘째 주(2월9일 기준) 0.02%에 이어 최근 0.01%까지 둔화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1∼2주 후에는 가격이 하락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2023년 11월 셋째 주부터 2024년 3월 둘째 주까지 17주간 하락기를 겪었다.
2023년 하반기 미국 기준금리 상승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라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됐고, 여기에 정부가 특례보금자리론을 중단하는 등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내놓자 중하위권 지역부터 매수세가 크게 위축돼 상급지까지 여파가 이어졌다.
이 기간을 거친 뒤 강남구 아파트값은 계속 상승했고, 집값 상승세가 가팔랐던 지난해에는 주간 상승률이 0.84%(6월 넷째 주)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강남구의 최근 상승률 둔화는 양도세 중과를 앞둔 다주택자들의 절세용 급매물 출회와 더불어, 6월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 개편과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 논의 등이 본격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고가 1주택자들의 매물 증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강남구의 아파트 매물은 9004건으로 1개월 전(7576건) 대비 18.8% 증가했다.

성동구 등 한강벨트에 쏟아지는 매물홍수
근래 서울 아파트 가격 폭등을 견인하던 성동구 등 한강벨트에 위치한 아파트들의 매물도 쏟아지고 있다. 조정에 진입한 시장이 보이는 신호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매물의 급증이다.
아실에 따르면 22일 기준 서울 전체 아파트 매물은 6만7천726건으로 한달 전(5만6천216건) 대비 20.4% 늘었다. 성동구(51.3%)의 증가폭이 가장 컸고 이어 송파구(43.4%), 동작구(36.7%), 강동구(34.6%), 광진구(31.8%) 등 순이었다.
하지만 거래량은 매물 증가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월 23일부터 이달 20일까지 266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부터 1월 22일까지의 거래량(3385건)에 비해 21.4% 감소한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월 23일~2월 20일) 거래량 4942건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다주택자에 대한 드라이브를 계속 걸고 있는 이재명 정부
이재명 정부에 연일 지속되는 강공에 서울 아파트 시장이 변화 조짐을 뚜렷이 보이고 있지만 이재명 정부는 고삐를 늦출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다.
22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24일 5대 은행과 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을 소집해 다주택자 대출 연장 관행 개선을 위한 3차 회의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금융 혜택을 연일 문제 삼으면서 금융당국의 대응 속도도 빨라지는 모양새다.
앞선 두 차례 회의가 대출 취급 현황과 만기 구조를 점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 회의에서는 다주택자 대출 총량 감축 방안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주택 유형과 소재지를 세분화해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를 우선 관리 대상으로 삼는 '핀셋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지방 부동산 침체와 임대료 상승 등 시장 충격을 감안해 매물 유도가 필요한 지역·유형에 한해 선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이를 위해 지난 20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차주 유형별(개인·개인사업자), 대출구조별(일시상환·분할상환), 담보유형별(아파트·비아파트), 지역별(수도권·지방) 등으로 구분한 전 금융권 다주택자 현황을 분석 중이다.
다주택자 대출 연장 문제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이 "왜 이자상환비율(RTI) 규제만 검토하나", "기존 다주택에 대한 대출연장이나 대환도 신규 다주택 구입에 가하는 대출규제와 동일해야 공평하지 않을까"라고 지적하면서 RTI 강화 외 LTV 규제를 추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임차인 보호 등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다주택자의 만기 연장은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 내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및 임대사업자 신규 대출에 LTV 0%, 즉 '대출 금지'가 적용되고 있는 만큼 다주택자 만기 연장에도 동일 기준이 적용될 경우 사실상 '대출 회수' 효과가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임대사업자뿐 아니라 개인 다주택자의 일시상환 구조 주택담보대출에도 같은 규제를 적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해당 대출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거용 임대사업자의 경우 은행권 대출 잔액이 13조9000억원 수준으로, 상호금융권을 포함하면 20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당국은 만기 연장 불허가 임차인에게 직접적인 충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완 장치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다주택자가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경매 등으로 이어질 경우 임차인의 주거 불안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투자 목적으로 높은 레버리지에 의존해 주택을 구입하는 추세를 꺾으려면 "중요한 것은 가격을 직접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기대 구조를 재편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체적인 방법으로 "투자 목적 주택 매입에 대한 위험가중치 조정, 비거주 다주택 대출의 단계적 LTV 축소, 만기 구조의 차등화와 같은 신호가 일관되게 축적될 경우 기대수익률은 재평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다주택자 대출 관리 방안 마련에 착수하면서 이달 말 발표 예정이었던 올해 가계부채 관리 방안 발표는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당초 금융당국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 확대와 금융권 가계대출 목표치 설정 등을 담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이 대통령이 연일 다주택자 대출 연장 관행을 지적하고 나서면서 대책 강도가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당국이 주담대 위험가중자산(RWA)을 추가 상향 조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6.2.12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3/552865-A1PVkLX/20260223081418220rzfv.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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