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텃밭 노리는 민주당…野, 인물난·내홍 속 수성 고심 [지선 D-100]
李정부 첫 중간평가…정권 동력 vs 견제 분수령
“광역단체장 10곳 탈환”…與, 4년전 완패 설욕전
‘미니 총선급’ 재보선 주목…거물급 인사 총출동
지선 결과따라 정국 주도권·차기 대권구도 ‘출렁’

6·3 지방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지방권력 재편을 넘어 향후 정국 주도권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선거 결과로 형성될 정치 지형이 2028년 총선까지 이어지며 여야의 외연 확장 구도는 물론 차기 대권 구도에도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조기 대선으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 출범 2년 차에 치러지는 첫 전국 단위 선거라는 점에서 사실상 ‘중간 평가’ 성격이 짙다. 여권이 승기를 잡을 경우 행정·입법 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장악하며 주요 국정 과제 추진에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반면 야권이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두면 거대 여당 중심의 국정 운영에 견제 장치가 마련되면서 당정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 따르면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맥락 속에서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 수성은 물론 서울·충청·강원·PK(부산·울산·경남) 등 국민의힘 소속 광역자치단체장이 있는 10개 지역의 탈환을 목표로 선거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에서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인천·대전·충남·충북·세종·강원·경남·울산 등 8개 지역 국민의힘 광역단체장을 ‘윤석열 키즈’라고 지칭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퇴출돼야 할 사람들”이라고 일갈했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부산을 겨냥해서는 “4년간 보여준 무능에 대한 평가와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서울을 탈환해야 압승’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특히 정치권 최대 이슈인 부동산 정책에서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오세훈 서울시장이 3선에 도전하는 상황인 가운데 서울에서의 승리는 정부의 핵심 정책에 대한 지지를 확인한다는 의미도 있다.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을 비롯해 박홍근·서영교·박주민·전현희·김영배 의원 등 민주당 주요 후보들은 오 시장을 비판하며 지지층 결집에 힘을 쏟고 있다.
또 다른 격전지인 부산과 경기도에서도 승기를 잡기 위한 물밑 작업이 분주하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여권 후보 경쟁에서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현직인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여권에 녹록지 않은 곳이지만 해양수산부 이전 등 정부의 ‘해양수도 구축’ 정책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기도에서는 김동연 현 지사를 비롯해 추미애·권칠승·한준호 의원, 양기대 전 의원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김병주 의원은 “당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경기도지사 출마를 철회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인물난을 겪고 있다. 서울에서는 윤희숙 전 혁신위원장만이 공식 선거 행보를 시작했고 가장 높은 인기를 얻는 오 시장은 당 지도부와 ‘윤석열 절연’을 놓고 대립하며 공식 출마 선언을 미루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아직 출마 선언한 후보가 없는 가운데 유승민·원유철·심재철 전 의원이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후보로 거론되는 상태다.
이에 국민의힘 안팎에선 위기감이 짙어지는 모양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17곳 광역단체 중 12곳에서 승리한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선거에서는 일부 지역을 내주더라도 수도권과 PK 지역은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2024년 22대 총선과 지난해 21대 대선에 이어 이번 지선까지 완패할 경우 당의 존립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대권 구도에도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완승에 성공한다면 합당 무산 이후 타격을 입은 리더십을 회복하고 대권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요구에 선을 그으며 당내 갈등을 일으킨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선거 성패에 따라 대세론 또는 책임론이 불거질 수 밖에 없다.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전직 당 대표와 대선주자 등 거물급 정치인들의 출마로 ‘미니 총선’급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재보선이 확정된 선거구는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다. 인천 계양을은 이재명 대통령, 충남 아산을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전 지역구다. 경기 평택을과 전북 군산·김제·부안갑은 의원직 상실형 확정 판결로 공석이 된 곳이다.
현역 의원들의 출마가 이어지면서 재보선 지역구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장 선거에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만 5명이 출마를 선언했고 부산시장(전재수 의원), 인천시장(김교흥·박찬대 의원) 출마에 따른 보궐선거도 유력하다. 국민의힘에서도 대구시장에 현역 의원 4명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다만 4월 30일 이후 의원직을 사퇴하면 해당 지역 보궐선거는 내년으로 넘어간다.
최대 격전지로는 인천 계양을이 꼽힌다. 최근 무죄 판결과 함께 민주당에 복당 신청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5선을 지낸 곳이다. 송 전 대표의 도전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측근인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도 이곳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인천시장 출마로 보궐선거 자리가 추가되면 내부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야권에서는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후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출마가 거론된다.
경기 평택을에서는 여야 중량급 인사들의 격돌이 예상된다. 여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출마설이 나온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이곳과 군산·김제·부안갑 중 출마지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민의힘에서는 삼성전자 임원 출신 양향자 최고위원, 유의동 전 의원이 후보로 거론된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출마를 선언했다.
충남 아산을은 전성환 청와대 경청통합수석과 국민의힘 소속 이윤석 충남미래전략연구원장이 맞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산·김제·부안갑에서는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과 문승우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장 등 여권 인사들의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출마 지역도 관심사다. 한 전 대표의 경우 부산에 공석이 생기면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허진 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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