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버리면 ‘독’ 되는 ‘약’…인천 약국, 수거 거부 빈번 [현장, 그곳&]

박기웅 기자 2026. 2. 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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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약품이 환경을 오염시킨다고 해서 기껏 수거한다는 약국으로 갔더니 행정복지센터로 가라고 돌려보내네요."

약국 관계자는 "우리 약국은 폐약품을 수거하지 않는다"며 "행정복지센터로 가면 버릴 수 있다"고 안내했다.

A씨는 "행정복지센터나 공공기관은 멀어서 일부러 폐약품 수거 약국을 검색해 찾아갔지만 거절당했다"며 "다 먹지 못한 폐약품은 양이 많지도 않고, 구청이나 주민센터까지 찾아가기도 귀찮아 일반쓰레기로 버리거나 변기에 흘려보낸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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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약품 수거 협력 약국 54%뿐
애물단지 취급에 돌아오기 ‘일쑤’
일반·하수 처리 시 환경오염 우려
인센티브 제공 등 참여 확대 필요
市 “현황 파악 후 독려 방안 검토”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를 통해 제작된 일러스트. 경기일보 AI 뉴스 이미지


“폐약품이 환경을 오염시킨다고 해서 기껏 수거한다는 약국으로 갔더니 행정복지센터로 가라고 돌려보내네요.”

인천 남동구에 사는 A씨는 최근 먹다 남은 약을 버리려고 집 근처 약국을 찾아 수거를 의뢰했지만 거절 당했다. 약국 관계자는 “우리 약국은 폐약품을 수거하지 않는다”며 “행정복지센터로 가면 버릴 수 있다”고 안내했다. 행정복지센터까지 가기엔 거리가 먼 데다 폐약품 수거 거부에 기분이 상한 A씨는 집으로 돌아와 변기에 폐약품을 흘려보냈다.

A씨는 “행정복지센터나 공공기관은 멀어서 일부러 폐약품 수거 약국을 검색해 찾아갔지만 거절당했다”며 “다 먹지 못한 폐약품은 양이 많지도 않고, 구청이나 주민센터까지 찾아가기도 귀찮아 일반쓰레기로 버리거나 변기에 흘려보낸다”고 털어놨다.

제보를 받은 기자 역시 인천시 누리집에서 폐약품 수거 약국을 찾아 직접 방문해 폐약품 수거를 의뢰했다. 그러나 연수구 B약국은 구에서 나눠준 수거함을 구석에 방치해 놓은 채 다른 약국이나 공공기관으로 가라고 안내했다.

인천지역 약국 가운데 폐약품을 받아주는 곳이 절반에도 못 미쳐 폐약품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22일 환경부 ‘생활계 유해폐기물 관리지침’에 따르면 시민들이 쉽게 폐약품을 버릴 수 있도록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민간업체(약국 등)와도 협력해 수거할 수 있도록 했다. 인천은 군·구가 공공기관·협력 민간업체에 수거함을 설치, 어르신일자리단 등이 월 1회 이상 순회하며 폐약품을 수거하고 있다.

또 환경부는 군·구가 조례를 만들어 협력 민간업체들이 책임감을 갖고 수거에 나설 것을 권고한다.

하지만 인천 10곳 군·구 가운데 폐약품 관련 조례를 갖춘 곳은 계양·동·미추홀·부평·서·연수구 등 6곳에 그친다. 또 인천지역 전체 1천377곳 약국 중 협력 약국은 740곳(약 53.74%)에 그치며, 이마저도 실제로는 폐약품을 받지 않는 곳도 적지 않다. 더욱이 연수구의 경우 약국들이 폐약품 수거통이 자리를 차지한다는 등으로 거의 모든 약국들이 폐약품 수거를 중단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폐약품을 함부로 버리면 환경오염으로 이어지는 만큼 지자체가 적극적이고 책임 있는 수거환경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범봉수 경인여자대학교 바이오환경학과 교수는 “폐약품을 일반·하수 처리할 경우 폐사·기형 등 심각한 생태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협력 약국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참여를 독려해 편리하고 안전한 수거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수거 약국 현황을 다시 한번 확인해 수거를 거부하는 약국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박기웅 기자 imkingkk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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