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담합 근절 없이는 경제의 질적 도약도 없다

충청투데이 2026. 2.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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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시장 지배력을 악용한 담합을 '국민경제 발전을 방해하는 암적 존재'로 규정하며 영구 퇴출까지 거론한 것은 단순한 수사적 표현이 아니다.

설탕, 밀가루, 육고기, 교복 등 생활 전반에 걸친 담합 의혹은 시장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구조적 병폐다.

특히 설탕 가격 담합에 4000억 원대 과징금이 예고되고, 밀가루 시장에서 6년간 반복된 가격·물량 담합이 드러난 사실은 우리 시장의 경쟁질서가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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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형마트의 밀가루[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재명 대통령이 시장 지배력을 악용한 담합을 '국민경제 발전을 방해하는 암적 존재'로 규정하며 영구 퇴출까지 거론한 것은 단순한 수사적 표현이 아니다. 설탕, 밀가루, 육고기, 교복 등 생활 전반에 걸친 담합 의혹은 시장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구조적 병폐다. 특히 설탕 가격 담합에 4000억 원대 과징금이 예고되고, 밀가루 시장에서 6년간 반복된 가격·물량 담합이 드러난 사실은 우리 시장의 경쟁질서가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준다.

담합은 소비자에게는 보이지 않는 세금과 같다. 기업 간 은밀한 합의는 가격 인상과 공급 조절로 이어지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된다. 시장 점유율 88%에 달하는 제분업체들이 가격 인상 폭과 시기를 사전에 조율했다면, 이는 사실상 시장을 사유화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간 담합에 대한 대응은 형사처벌 중심이었다. 그러나 '처벌 만능주의'로는 반복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벌금과 징역형이 기업의 장기적 이익 계산에 충분한 억지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제재의 방향을 재설계해야 한다. 담합으로 얻은 이익을 훨씬 상회하는 과징금, 경제적 이권 박탈, 가격 재결정 명령 등 실질적 경제 제재가 병행될 때 비로소 예방 효과가 생긴다.

법적인 정당성과 절차적 공정성을 전제로 강력한 제재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더 나아가 담합 근절은 일회성 단속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시장 구조를 투명하게 만들고, 내부고발자 보호를 강화하며,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 공공 조달과 민생 밀접 품목에 대한 데이터 기반 감시도 필요하다. 범정부 차원의 공조 역시 선언을 넘어 실행으로 이어져야 한다.

경제의 질적 도약은 공정한 경쟁 위에서만 가능하다. 담합을 방치한 채 혁신과 성장을 말하는 것은 모순이다. 반시장적 행위에 대한 단호한 대응은 기업을 옥죄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 시장을 살리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공정이 바로 설 때 신뢰가 회복되고, 신뢰가 회복될 때 비로소 경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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