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인구 570만으로 미국 제치고 동계올림픽 종합 1위…비결은 “참여와 즐거움”

김세훈 기자 2026. 2. 23.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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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LSKS 14DLF 크로스컨트리 여자 4×7.5㎞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노르웨이 선수들. AFP

노르웨이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종합 1위에 올랐다. 인구 약 570만 명의 북유럽 국가가 인구 3억4200만 명의 미국을 제치며 ‘겨울 스포츠 강국’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노르웨이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8개, 총 41개 메달을 획득해 모두 2위인 미국(금 12개·총 33개)을 앞섰다. 18개 금메달은 동계올림픽 역사상 단일 국가 최다 금메달 기록이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요하네스 회슬로트 클라에보는 혼자서 금메달 6개를 따내며 대회 최다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그의 금메달 수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대부분 국가의 전체 금메달 수를 웃도는 수준이다. 노르웨이는 2018년 평창 대회 이후 이번 대회까지 연속으로 동계올림픽 종합 선두를 지켰다.

노르웨이는 미국뿐 아니라 중국(14억 명), 독일(8400만 명), 이탈리아(5900만 명), 캐나다(4000만 명) 등 인구가 훨씬 많은 국가들을 제쳤다. 네덜란드 역시 인구 약 1800만 명에도 불구하고 금메달 10개로 개최국 이탈리아와 같은 수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영국과 호주도 역대 동계올림픽 최고 성적을 냈다. 영국은 금 3·은 1·동 1, 호주는 금 3·은 2·동 1로 각각 사상 최다 메달을 수확했다. 미국 역시 12개의 금메달로 자국 동계올림픽 사상 최다 금메달 기록을 세웠다.

노르웨이의 강세는 2014년 소치 대회 이후 이어지고 있다. 2018년 평창에서는 독일과 공동 1위를 차지했고, 이후 매 대회 금메달 최다 국가 자리를 지켜왔다. 노르웨이는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148개, 은메달 134개, 동메달 124개 등 최다 메달을 따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르웨이의 기후와 지형 조건, 높은 1인당 국민소득, 생활 속 스포츠 문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한다. 특히 12세 이하 유소년 경기에서는 점수를 기록하지 않는 등 경쟁보다 참여와 즐거움을 중시하는 스포츠 문화가 선수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노르웨이 엘리트 스포츠 총괄 디렉터 토레 외브레브뢰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인구가 적기 때문에 한 명도 놓칠 수 없다”며 “선발은 곧 탈락을 의미한다. 우리는 가능한 한 많은 아이들을 품으려 한다”고 말했다.

노르웨이의 메달은 크로스컨트리 스키, 바이애슬론, 스키점프 등 전통 강세 종목에 집중됐다. 과거 노르웨이 올림피언 모르텐 아센은 “우리는 비용이 많이 드는 스켈레톤이나 봅슬레이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며 “성공은 함께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온다고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오슬로 노르웨이 스포츠과학대학의 게이르 요르데트 교수는 자국의 성공 요인으로 “협력, 소통, 배려”를 꼽았다.

노르웨이에서는 25세까지 전체 인구의 93%가 조직 스포츠를 경험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스포츠를 사회적 권리이자 공공재로 인식하는 문화가 저변 확대를 가능하게 했다는 평가다.

반면 미국은 조기 경쟁과 상업화된 유소년 스포츠 문화가 강하다. 일부 종목에서는 7~8세부터 전국 대회를 전전하는 ‘트래블 스포츠’가 일반화돼 있으며, 고비용 구조가 참여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소아과학회는 2024년 보고서에서 미국 청소년 선수의 70%가 13세 이전에 조직 스포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주요 원인은 부상과 번아웃이다. CNN은 “노르웨이 모델이 모든 국가에 그대로 적용되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유소년 단계에서의 과도한 경쟁을 완화하고, 참여와 즐거움을 중심에 두는 접근은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가 참고할 만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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