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중앙 1호 문건’에 담긴 중국 농정의 연속성

관리자 2026. 2. 23. 05: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 2월초 중국 국무원은 ‘농업·농촌 현대화의 정착과 향촌 전면적 진흥의 견실한 추진에 관한 의견’이란 제목으로 ‘중앙 1호 문건’을 발표했다. 23년 연속 삼농(농업·농촌·농민)을 주제로 하고, 핵심 키워드로 ‘농업·농촌 현대화’와 ‘향촌 진흥’을 다뤄 예년 문건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2013년부터 2025년까지 ‘중앙 1호 문건’ 제목에 ‘현대 농업’ ‘농업 현대화’ ‘농업·농촌 현대화’가 모두 5회, ‘향촌 진흥’은 무려 6회나 포함됐다. 이는 두 키워드가 중국 삼농정책에서 핵심 목표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 주기에 충분하다.

올해 문건은 ‘국민경제와 사회발전의 제15차 5개년계획’ 시행 첫해에 발표됐다는 점에서, 향후 5년간 중국 정부의 삼농정책을 포함한 국정 방향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공교롭게도 ‘제14차 5개년계획’ 시행 원년인 2021년 발표한 ‘중앙 1호 문건’ 제목은 ‘향촌 진흥의 전면적 추진과 농업·농촌 현대화의 가속화에 관한 의견’으로 이번 문건과 매우 흡사하다. 이 지점에서 중국 삼농정책이 연속성을 가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제14차 5개년계획 기간에는 향촌 진흥과 농업·농촌 현대화의 속도전에 방점을 두었다면, 제15차 5개년계획에선 정책 안정화와 질적 제고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다. 다음과 같은 네가지 정책 방향을 통해 그 의도를 시사하고 있다.

첫째,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 농업의 종합생산력과 질적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다.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7억t 이상의 식량 생산을 달성하면서 이후에도 그에 상당하는 생산량 목표를 설정했고, 우량한 농지·종자·농기계·재배법을 통한 단위 생산량 제고가 주요 수단이 될 것이다. 농경지를 엄격히 보호해 일정규모를 유지하고 토양을 개량해 생산력을 높인다. 기상 등 재해 모니터링과 조기경보시스템을 강화해 극단적 기후변화에 대한 농업의 대응력을 제고한다.

둘째, 빈곤 퇴치 성과의 공고화와 확산을 위해 상시적이고 정밀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자 한다. 2021년 중국 정부는 전국 빈곤현(縣) 832곳, 빈곤촌(村) 12만8000곳, 농촌 빈곤인구 9899만명이 모두 빈곤에서 탈출했다고 대내외적으로 선포한 이후 이들의 빈곤 회귀를 막기 위해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셋째, 농민의 생활 수준 향상을 위해 안정적인 소득 증대를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 2025년 중국 농촌주민 1인당 가처분소득은 2만4456위안으로 제14차 5개년계획 시행 직전인 2020년 대비 큰 폭(42.8%)의 증가율을 보였다. 소득 증가 추세를 유지하기 위해 가격·보조금·보험 같은 정책적 지원을 강화한다.

넷째, 향촌 진흥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살기 좋고 일하기 좋은 아름다운 향촌 건설을 지역특성에 맞게 추진하고자 한다. 향촌에서 국토공간 구조를 최적화하고, 농촌의 기반시설 신규 건설은 물론 유지보수를 강화하며, 현지역에 기본 공공서비스를 통합적으로 공급한다.

2026년 ‘중앙 1호 문건’을 통해 삼농문제 해결을 위한 중앙정부 차원의 노력은 여전히 진행형이며, 농정 연속성이 보장되고 성과와 시행착오에 기반한 정책 고도화가 이뤄지면서 그 효과가 극대화될 것임을 예견할 수 있다. 이같은 농정 전략이 바로 인구 14억명의 먹거리와 농촌주민 4억5000만명의 삶을 책임지고 있는 중국의 저력이 아닐까 싶다.

지성태 서울대 국제농업기술대학원 교수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