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기반 없어” 현장 대신 대학 가는 농고 졸업생

김소진 기자 2026. 2. 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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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에 뜻을 둔 농업고등학교 학생들이 졸업 후 현장 대신 대학 진학을 선택하고 있다.

영농 의지는 분명하지만, 실습 환경이 부실하고 정부 지원마저 대학생에게 편중된 탓에 학위를 필수 관문으로 받아들이는 실정이다.

현장에 참석한 학생들은 영농 의지는 분명하지만, 졸업 후 곧바로 농업현장으로 진입하기 어려운 한계를 먼저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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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농업 세대 교체
현장 실습 턱없이 부족한 데다
정부 지원마저 대학에 편중돼
영농 의지 분명하지만 진로 고민
“중앙정부 중심 일률적 정책 아닌
지역 주도 정착·육성 체계 필요”
기사의 내용을 바탕으로 생성한 이미지. 제미나이

농업에 뜻을 둔 농업고등학교 학생들이 졸업 후 현장 대신 대학 진학을 선택하고 있다. 영농 의지는 분명하지만, 실습 환경이 부실하고 정부 지원마저 대학생에게 편중된 탓에 학위를 필수 관문으로 받아들이는 실정이다. 현장과 정책의 간극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 중심의 정착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농정연구센터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은 최근 충북 청주에서 ‘농고 교육 현장에서 바라본 미래 세대 육성’을 주제로 특별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농업계 고등학교 교육의 현실을 점검하고, 미래 농업 인력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장에 참석한 학생들은 영농 의지는 분명하지만, 졸업 후 곧바로 농업현장으로 진입하기 어려운 한계를 먼저 언급했다. 단순한 진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고졸 영농 정착’이라는 경로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사회적 인식과 보상 체계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태영 대전 유성생명과학고 학생은 “진로에 대한 확신은 있지만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빚을 내 시작하려면 농대와 혁신밸리를 거쳐 충분히 배워야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며 “다만 군대·대학·혁신밸리·창업 준비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길어 실제 농사를 짓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김찬중 전남 나주 전 호남원예고 교장은 “현장으로 나가고자 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부모 세대는 여전히 아이를 대학에 보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고 했다. 이어 “대학에 가는 아이들은 이미 어느 정도 경제적 역량을 갖춘 경우가 많은데, 지방·중앙 정부는 이들에게 장학금을 주면서 정작 지원이 절실한 고졸 취업자는 외면한다”고 지적했다.

농고 교육이 실제 영농현장과 괴리돼 있다는 문제도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원유신 유성생명과학고 학생은 “학교에서 실습하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농사를 배우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명찬 경기 여주자영농업고 교사는 “실습 그 자체가 대단한 공부임에도 현재는 실습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라며 “네덜란드는 마이스터 밑에서 현장실습 800시간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는데 우리는 34시간도 채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교육과 현장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중심의 일률적 정책에서 벗어나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는 지역 기반 정착·육성 체계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지역별 품목, 재배 환경, 인력 수요에 기반한 맞춤형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김 교사는 “농업에 뜻을 둔 학생들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지원의 중점이 되어 지역 농고에는 어떤 학생이 있고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파악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환 지역농업네트워크협동조합 연합회장은 “농고가 지역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성공한 농민과 교육을 연계하는 등 지방교육청, 학교, 지역 농업계가 함께 ‘민·관·학 거버넌스’를 구축하면 창의적인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며 “지방소멸대응기금 등 재원을 활용한다면 지역 중심 육성 체계를 마련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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