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헌 향한 원망은 없었다... '무죄' 받고도 돌아오지 못한 린샤오쥔이 꺼내든 진심 [2026 밀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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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올림픽 무대로 돌아온 린샤오쥔(28·한국명 임효준)의 표정은 메달을 땄던 8년 전 평창 때보다 오히려 홀가분해 보이고 차분해보였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을 '노메달'로 마감한 직후, 그는 쏟아지는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피하지 않고 담담히 자신의 진심을 털어놓았다.
그는 "너무 힘들고 지쳐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쇼트트랙은 내 인생의 전부였다. 눈 감고 귀 닫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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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그 일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대단한 사람 아닌 그냥 운동선수 일 뿐"
"쇼트트랙은 내 인생의 전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그때는 어렸습니다. 힘든 일을 겪고 선수 생활을 오래 하면서 스스로 단단해졌다고 느낍니다. 이미 지난 일이고, 더 이상 그 일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8년 만에 올림픽 무대로 돌아온 린샤오쥔(28·한국명 임효준)의 표정은 메달을 땄던 8년 전 평창 때보다 오히려 홀가분해 보이고 차분해보였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을 '노메달'로 마감한 직후, 그는 쏟아지는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피하지 않고 담담히 자신의 진심을 털어놓았다. 자신을 향한 국내 여론의 복잡한 시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듯한 뉘앙스였다.
이번 대회에서 린샤오쥔을 바라보는 국내 팬들의 시선은 과거와 사뭇 달랐다. '배신자'라는 낙인보다는 그의 질주를 조용히 응원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가 오성홍기를 달고 빙판에 서기까지 겪어야 했던 얄궂은 운명과 기구한 서사를 대중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린샤오쥔의 중국 귀화는 최근 논란이 된 다른 빙상 선수들의 귀화 사례와는 궤를 달리한다.
음주 운전 등 명백한 범법 행위로 징계를 받고 도피성으로 태극마크를 버린 경우와 달리, 린샤오쥔은 선수 생명의 벼랑 끝에서 내린 '생존을 위한 선택'에 가까웠다.

그는 2019년 대표팀 훈련 도중 후배 황대헌과의 불미스러운 장난으로 성희롱 고소를 당하며 1년 자격 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빙판에 서지 못하면 모든 것을 잃는 상황에서 그는 2020년 중국 귀화를 택했다. 하지만 얄궂게도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이 나온 것은 그가 이미 국적을 바꾼 뒤였다. 무죄를 선고받았음에도 귀화 규정에 발목이 잡혀 2022년 베이징 올림픽마저 출전하지 못했다.
억울하고 속이 탈 법도 한 8년의 시간. 누군가를 원망할 수도 있었지만, 린샤오쥔은 과거의 꼬리표에 담담하게 마침표를 찍었다.
과거 사건에 대해 묻자 "그 일은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며 웃어 보였다. 황대헌과의 껄끄러웠던 과거사나 억울함에 매몰되기보다는, 그저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현재에 감사하겠다는 성숙함이 묻어났다.
그는 "너무 힘들고 지쳐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쇼트트랙은 내 인생의 전부였다. 눈 감고 귀 닫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메달이 없어도 후회는 없다며 미소 짓는 그의 모습은, 한때 한국 쇼트트랙의 에이스였던 청년이 얼마나 험난한 터널을 지나 단단해졌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었다.


린샤오쥔은 아직 스케이트 끈을 풀 생각이 없다.
"나는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운동선수일 뿐"이라며 4년 뒤 2030년 알프스 올림픽 출전 의지를 내비쳤다.
한때의 치기 어린 장난, 그리고 너무 가혹했던 징계와 무죄 판결. 돌고 돌아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선 그에게 필요한 것은 더 이상 날 선 비난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땐 어렸다"며 고개 숙인 채 빙판 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는 한 운동선수가 자신의 진심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이제는 대중들도 그 진심에 아주 작은 위로 쯤은 건네주어도 괜찮지 않을까.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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