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제한적 공격 고려?…치고 빠지려다 발목 잡힐라

이영경 기자 2026. 2. 22. 20: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란 보유 중거리 탄도미사일, 튀르키예 미군 기지까지 타격 가능
신정 일치 체제 정권교체 쉽지 않아…중동 ‘저항의 축’ 보복도 우려
전문가 “베네수처럼 신속 장악 불가능…장기적·대규모 분쟁 위험”
이란 미사일 사거리 추정치 (단위: km 자료: CNN)


지난달 미군이 베네수엘라를 공격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생포하는 데는 단 2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남은 임기 내내 지속될 수 있는 장기적·대규모 분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란을 압박하기 위한 제한적 공격을 고려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고려 중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른바 ‘코피 작전’을 통해 이란의 군사시설과 정부기관을 정밀 타격하고 이란이 핵 협상에 합의하도록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란 군사작전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신속하고 빠른 ‘외과 수술식 작전’으로 끝나지 않을 공산이 크다. 미국의 공격에 무방비 상태에 가까웠던 베네수엘라 영공과 달리 이란은 중동에서 가장 큰 규모의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보유하고 있다. 이란의 탄도미사일 보유량은 2500~3000기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이스라엘과 벌인 ‘12일 전쟁’으로 타격을 입었지만 이란은 이후 미사일 시설을 재건했고 미사일 증산에 나섰다.

이란이 보유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사정거리는 최대 1930㎞에 달하며, 이는 이스라엘과 걸프 지역 국가들을 포함해 튀르키예 미군기지까지 타격이 가능하다. 이란산 샤헤드 자폭 드론의 위력도 상당하다. 현재 러시아가 샤헤드 드론을 우크라이나 공격에 쓰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중동 내 8~9개 시설에 3만~4만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며 “이 모든 시설은 이란 드론과 탄도미사일의 사정권 내에 있다”고 말했다.

CNN은 이란이 단·중거리 미사일을 포함해 남유럽까지 위협할 수 있는 20종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개발, 시험 또는 배치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지난주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훈련을 벌이며 사거리 150㎞가 넘는 해상 발사형 방공 미사일을 처음으로 시험발사하기도 했다.

이란은 예멘 후티 반군,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이라크의 이슬람 시아파 민병대 등 ‘저항의 축’으로 불리는 대리 세력을 지원해왔다. 이스라엘이 2023년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대리 세력을 궤멸 수준으로 해체했지만, 이들은 여전히 역내 미군과 미국의 동맹에 보복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라크의 가장 강력한 시아파 민병대 카라이브 헤즈볼라는 지난달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순교 작전”을 벌일 수 있다며 “끔찍한 고통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민병대 하라카트 알누자바, 레바논의 헤즈볼라도 이란 지원을 약속했다. 예멘의 후티 반군 역시 홍해에서 상선을 공격할 수 있다.

이란 정권의 특수성도 변수다. 베네수엘라 정권교체는 마두로 대통령 생포 이후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미국에 협력하며 물 흐르듯 이뤄졌다. 하지만 신정일치 체제의 이란 정권교체는 간단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약 15만명에 달하는 이란이슬람혁명수비대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보위하고 있고, 하메네이가 제거되더라도 혁명수비대 강경파가 정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중동·북아프리카 책임자는 “이란 군사작전의 목표가 ‘참수’라면 베네수엘라를 복사·붙여넣기 하는 식의 작전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루비오 국무장관도 “우리는 지정학적 결정이 아닌 신학적 결정을 내리는 급진적인 시아파 성직자들을 상대하고 있다”며 일반적인 외교 문법이 이란에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한 바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이날 미국에 보낼 핵 합의안 초안을 향후 2~3일 이내에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군사적 선택지는 협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이며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