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종속의 민낯⋯네이버페이 멈추자 영업도 ‘올스톱’
금감원, 소비자보호·재발 방지 요구…보상안은 미정

서울 강남구에서 네일샵을 운영하는 A씨는 점심시간부터 예약 오류가 뜬다는 고객 전화가 계속됐지만 한동안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A씨는 “예약이 안 들어온 게 시스템 문제였는지 뒤늦게야 알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강남구 미용실을 찾은 30대 B씨도 시술을 마친 후 간편결제를 시도했지만, 오류가 반복돼 결국 카드로 계산해야 했다. 최근 기자가 만난 자영업자들은 네이버페이 장애로 결제는 물론 예약·주문까지 일제히 멈췄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19일 발생한 네이버페이 먹통 사태는 소비자 불편을 넘어 소상공인 영업 전반을 뒤흔들었다. 특히 예약·주문·결제를 네이버 생태계 중심으로 운영해 온 사업자일수록 피해가 컸다. 네이버페이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부터 내부 로직 오류로 DB 시스템 장애가 발생해 현장 포인트·머니 결제, 페이머니카드 결제, 결제 내역 조회 등 주요 기능이 중단됐다. 서비스는 오후 3시 30분부터 정상 이용이 가능해졌다. 해킹이나 개인정보 유출은 없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당시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에는 예약 오류로 고객들이 영업 중인 매장을 휴무로 오인했다거나,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터진다며 빈번한 오류를 지적하는 게시글이 잇따랐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이런 혼선은 공식 발표된 장애 복구 시간보다 훨씬 오래 이어졌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1인 샵이나 소상공인의 경우 네이버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영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서비스 장애라서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업계에서는 이번처럼 피해가 광범위하게 발생한 배경으로 네이버의 온라인 시장 지배력을 꼽는다. 지난 10년간 네이버 예약 누적 이용자는 약 2767만명으로, 국민 2명 중 1명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간편결제 시장에서도 네이버페이는 지난해 누적 연간 결제액(TPV) 86조원을 기록했으며,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예약, 결제, 정산까지 영업의 주요 기능을 흡수하면서, 소상공인에게 네이버는 선택이 아닌 필수 영업 인프라가 됐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장 환경 자체가 플랫폼 위주다 보니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이용하는 소상공인은 결제 수단 자체가 네이버페이로 묶여 있어, 장애가 발생하면 거래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영향력은 커졌지만, 오류 당시 즉각적인 대응 창구가 부족했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일부 소상공인들은 네이버페이에 연락했으나, 전화 연결이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서비스 종류가 많아 콜센터보다는 이메일이나 네이버 톡톡을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전화 연결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채널을 더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네이버페이로부터 오류 현황을 보고받고 소비자 보호 조치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한 상태다. 네이버페이 측은 피해 규모를 확인한 뒤 보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전문위원은 “소상공인은 예약 하나가 취소되면 피해가 크다”면서 “통신서비스나 카드결제는 유료라 약관에 보상 기준이 명시돼 있지만, 예약 시스템은 개념이 달라 보상 기준 자체가 모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플랫폼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만큼 재발 방지책과 함께 이런 상황을 고려한 피해 보상 규정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나유진 기자 yuji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