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경찰의 진정 어린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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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경찰이 66년 만에 '3.15의거 사과'를 준비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비상계엄 선포 1년 만에 경찰청 수장이 고개를 숙였다.
경찰청장이 계엄선포 3시간 전에 안가에 불려가서 행정의 수반인 대통령을 만났다.
경남경찰청은 사전 준비에 온 힘을 기울이듯이 3.15의거 기념식 이후에는 이러한 '발포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 결과를 공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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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포사건 진상 스스로 밝혀주길

경남경찰이 66년 만에 '3.15의거 사과'를 준비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미리 3.15의거 단체들을 만나는 모습에서 진정성을 느꼈다. 오래전에 선배 경찰이 저지른 잘못을 후배들이 사과하는 것은 대단한 용기다. 우리 경남경찰이 그런 용기를 가졌다는 게 자랑스럽다. 그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 더더욱 고마운 마음이다.
고마운 일은 또 있다. 비상계엄 선포 1년 만에 경찰청 수장이 고개를 숙였다. 2025년 12월 1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비상계엄이 선포되었을 때 경찰이 국회 주변에서 국회의원의 출입을 통제한 행위는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어지럽힌 위헌·위법한 행위였다고 했다. 놀라운 고백이다. 경찰청장이 계엄선포 3시간 전에 안가에 불려가서 행정의 수반인 대통령을 만났다. 비상계엄 선포 후에는 대통령이 직접 이삼 분 간격으로 연이어 세 번이나 전화로 "불법이니까 의원을 체포하라"고 했다. 그런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상계엄 선포 20분 만에, 국회 출입문이 모두 막혔다. 경찰은 국회로 모인 시민들의 반대편에 섰다. 우리 모두에게 슬픈 일이었다. 이런 일이 당시 일부 지휘부의 잘못된 판단이었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국민의 자유와 사회질서를 지켜야 하는 경찰이 위헌적인 비상계엄에 동원돼 국민께 큰 실망과 상처를 드렸다고도 했다. 늦게나마 "앞으로 경찰은 국민만을 바라보며 헌법 질서 수호를 기본 가치에 두고 경찰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뼈아픈 반성을 하는 용기 있는 모습에서 신뢰를 느낄 수 있었다.
1960년 3.15의거 때 경찰 발포로 16명이 죽었다. 경찰은 부당한 권력의 불법·부정선거를 성공시키기 위해 동원되고, 참여했다. 그러나 60여 년이 지나도록 경찰은 3.15의거를 외면하고 침묵했다. 역사는 마음속에도 아픈 상처를 남기지만 지역에도 흔적을 남긴다. 3.15의거 때 발포 흔적은 육호광장 위쪽의 구명비에서도, 무학초등학교 담벼락에서도 볼 수 있다. 사과를 하기 전에 경남경찰은 이 흔적을 보면서 총에 맞아 죽은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분들은 자기들을 불순분자라고 하면서 발포와 무차별 폭행, 연행이 '직무수행상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당시 경찰들의 치사한 변명에 아직도 눈을 감지 못하고 있다. 그분들에게 불순분자도 아니고, 직무상 불가피한 조치도 아니었다고 사과해야 한다.
그럴 뿐만 아니라 아직도 누가 발포 명령을 했는지를 모른다. 선거일 전에 있었던 수차례의 전국경찰국장회의와 지역 내 경찰서장회의에서 누가 무슨 발언을 했는지 모른다. 붙잡혀 재판받은 일부 경찰들조차 5.16쿠데타 이후 사면되고, 공직에 다시 임용되어 박정희 정권에 충성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경남지역 검찰·경찰 책임자가 대법원에서 1979년 무죄 받은 것도 이해할 수 없다. 만약 그 당시에 발포를 반대한 경찰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우리는 그를 기려야 한다.
경남경찰청은 사전 준비에 온 힘을 기울이듯이 3.15의거 기념식 이후에는 이러한 '발포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 결과를 공개하기 바란다. 그렇게 진행해야 이번 사과가 그동안 경찰을 원망했던 이들의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풀어줄 수 있을 것이다. 진정 어린 사과는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따뜻한 기운이다.
/전점석(경남작가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