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굽고, 커피 만들고…중증장애인 ‘일하는 일상’
2011년 인가…19-60세 40여명 근무
우리밀로 제빵·제과…카페서 판매해
도움받던 대상서 지역 일터 주인 ‘당당’
홍미라 부원장 “관계 형성 공간 지향”

지난 20일 광주 북구 매곡동 소재 틔움직업재활센터 내 카페에서 앞치마를 두른 채 주문 받은 음료를 만들던 김모(26)씨가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틔움직업재활센터는 중증장애인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직업재활시설로, 2011년 문을 열었다. 제과·제빵과 카페 사업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2018년 신축 건물로 이전해 안정적인 생산 환경을 갖췄다.
현재 19세부터 60세까지 장애인 근로자 40여명과 사회복지사, 생산·판매 인력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센터의 하루는 오전 6시 센터 내 제빵실에서 시작된다. 근로자들이 작업대 위에 계량된 밀가루와 틀을 놓고 반죽과 성형을 한 뒤 오븐 등의 기계에 넣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고소한 빵 냄새가 공간을 채운다. 이후 타이머 소리가 울리면 잘 구워진 빵과 쿠키가 포장 등의 마무리 공정을 거친다.
공정은 나뉘어 있지만 매일 같은 시간에 출근해 같은 자리에서 일을 하는 하루의 구조는 모두에게 동일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빵은 카페에서 판매된다.
카페는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토요일에는 오후 6시30분까지 운영된다. 일요일은 휴무다.
홍미라 틔움직업재활센터 부원장은 “장애인들이 사회와 연결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일터라고 생각했다”며 “훈련에 그치지 않고 실제 생산과 판매가 이뤄지는 현장을 만들기 위해 제과·제빵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수입 밀가루 대신 우리밀을 사용한다. 제품의 경쟁력이 곧 일터의 지속성과 연결된다는 판단에서다.
카페에서 근무하는 김씨는 “라떼를 만들 때 우유를 스티밍하고 컵에 담는 순간이 가장 집중된다”며 “손님이 맛있다고 말해주면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웃었다.
제과·제빵 공정에 참여하는 또 다른 근로자 김모(25)씨는 “직접 만든 빵을 사람들이 사가는 모습을 보면 내가 하는 일이 분명해진다”고 전했다.
이 같은 ‘일하는 일상’은 근로자들 스스로 출근 시간을 챙기고, 작업이 끝나면 정리까지 마무리하는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쉽지 않은 노동이지만, 일과를 완성하는 경험이 생활의 리듬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센터는 올해 근로 장애인의 역량 강화를 위해 제과실습사와 제빵실습사 민간자격증 발급을 추진하고 있다. 자격증 취득을 통해 직무 능력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신청을 마쳤으며, 심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중증장애인의 생산 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과제도 적지 않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와 판매 기반 확보가 필요하며, 사회적 인식도 개선돼야 한다.
이에 센터는 직업훈련을 넘어 사회 적응과 관계 형성으로 이어지는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볼링과 연극 등 동아리 활동, 부모와 함께하는 힐링 캠프도 병행하고 있다.
홍미라 부원장은 “몸은 힘들 수 있어도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길 바란다”며 “이곳이 ‘버티는 곳’이 아니라 각자의 속도로 일하고 성장할 수 있는 일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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