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하메네이에 죽음을” 이란 대학생들 시위 재점화

박선민 기자 2026. 2. 22.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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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아브다난에서 열린 추모식 도중 참석자들이 반정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 추모식은 시위 중 한 남성이 사망한 지 40일이 되는 날을 기려 진행됐다. /AP 연합뉴스

이란 정부의 유혈 진압으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반정부 시위가 새 학기 시작과 함께 대학생 등 사이에서 재점화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로이터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새 학기 첫날인 이날 테헤란 주요 대학 캠퍼스에서는 시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보안군을 규탄하는 집회와 행진, 연좌 농성이 벌어졌다.

공개된 한 영상에는 테헤란 샤리프 공과대학에서 줄지어 행진하는 시위대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살인적인 지도자”라고 비난하고, 축출된 샤(국왕)의 망명 중인 아들 레자 팔레비가 새로운 군주가 돼야 한다고 외치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테헤란의대 학생들도 지난달 시위로 수감된 학생 등 구금자들을 지지하는 행진과 연좌시위를 벌였다.

이란 쿠르드 지역 인권단체 기반 독립 매체 쿠르드파에 따르면, 주요 시위 지역으로 꼽히는 서부 도시 아브다난에서는 지역에서 신망 높은 활동가 교사가 체포된 뒤 시위대가 집결했다. 이들은 경찰서 앞에 모여 “하메네이에게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쳤고, 이 과정에서 보안군이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청년 1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시위 희생자의 추도식에서도 반정부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통상 사후 40일째에 열리는 이란의 추도식은 엄숙한 종교 행사로 치러지지만, 시위 희생자를 찾은 조문객들은 이를 거부하고 무덤 주위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새로운 형태의 항의를 하고 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길란주 라프메잔 마을에서는 시위에 참여했다 숨진 청년을 기리기 위해 모스크 앞에 인파가 몰렸는데, 이들은 “한 사람이 죽으면 천 명이 그 뒤에 서겠다”고 외쳤다. 지난달 8일 사망한 16세 소년을 기리는 추도식에서는 “하메네이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나왔다.

시위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테헤란과 반다르아바스, 고르간 등지에서는 고교생과 교사들이 ‘빈 교실’로 명명된 동맹 휴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해 질 무렵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도 “아이를 살해하는 공화국에 죽음을” 등 반정부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위는 장기화한 경제난에 항의하며 작년 12월에 시작된 대규모 반정부 운동의 연장선에 있다. 시위는 지난달 8~9일쯤 절정에 달했으나, 보안군의 강경 진압으로 수천 명이 사망하고 수만 명이 체포되면서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이란 당국은 진압 과정에서 3000여 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나, 미국에서 활동하는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사망자를 7000명 이상으로 파악했고 체포자도 5만명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위 과정에서 3만2000명이 숨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란 내부의 불만은 미국의 군사적 압박이 강화되는 가운데 분출되고 있어 긴장이 한층 고조되는 분위기다. 시위대를 지지했던 미국은 이란과의 핵 협상이 실패할 경우 군사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으며, 중동에 항공모함과 전투기를 추가 배치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협상이 실패할 경우에 대해 “제한적 군사 공격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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