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다운 ‘밈 축하 현수막’, 이런 경쟁은 대환영… 인천 대학가 졸업식 이색 문화
꽃다발과 함께 기본 용품처럼 돼
LED 전광판·작가 섭외 졸업 앨범
“재밌는 학위수여식, 구경 쏠쏠”

꽃다발과 단체사진 등으로 상징되던 인천 대학가 졸업식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활용한 축하 현수막을 걸거나 전광판 이벤트가 펼쳐지는 등 이색적인 문화가 캠퍼스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10시께 인하대학교. 학위수여식이 열린 대학 교정 곳곳에는 ‘졸업 축하 현수막’이 빽빽하게 걸려 있었다. “축하 많이 된다”, “나 됐어요. 대졸자 됐어요!” 등 밈을 활용한 재치 있는 문구부터, 졸업생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연결되는 QR코드까지 다양한 형태의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졸업하는 친구를 위해 현수막을 제작했다는 양윤지(23)씨는 “친한 친구들끼리 현수막에 담을 문구와 사진을 고심한 후 나름 투표까지 거쳐 제작했다”며 “현수막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꽃다발과 더불어 졸업 축하를 위한 기본 용품처럼 자리 잡았다”고 했다.
인하대 항공우주공학과에 재학 중인 신현덕(24)씨는 “재학생들 사이에서는 남들보다 더 눈에 띄는 졸업 축하 현수막을 걸고자 하는 경쟁 문화가 있다”며 “우리 과에서도 그간 고생한 선배들에게 의미 있는 졸업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현수막과 선물을 준비했다”고 했다.

교내 전광판을 활용해 졸업 축하 인사를 전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같은 날 오후 학위수여식이 열린 인천대학교에서는 교내 복지회관 외벽 전광판에 축하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인천대 총학생회는 이달 초 축하 문구와 사진을 담은 이미지 시안을 재학생들에게서 받은 후, 학위수여식 당일 전광판에 송출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척척 학사를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전광판 앞에서 사진을 찍던 강유민(25)씨는 “현수막은 졸업식 당일 사진을 찍고 나면 처치가 곤란해지는 문제가 있다”며 “이렇게 전광판에 축하 이미지를 띄우고 사진을 찍으면 현수막을 따로 가져가지 않아도 돼서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졸업 앨범 제작도 점차 달라지고 있다. 기존에는 같은 학과 졸업생들끼리 모여 단체 사진 등을 찍어 앨범을 제작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개인이 사진작가를 섭외해 원하는 장소에서 촬영하는 형태가 늘고 있다. 이 밖에 대학 마스코트가 그려진 프레임으로 사진을 찍는 ‘네컷 사진 부스’도 학위수여식을 치르는 여러 대학에서 도입하는 추세다.
인천대 학위수여식에서 만난 홍지혜(57)씨는 “졸업하는 아들과 함께 학교 곳곳에서 축하 현수막과 부스 등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30년 전에는 학사모 쓰고 가족이랑 사진을 찍는 정도로만 대학 졸업식을 치러 잘 기억도 나지 않는데, 젊은층 사이에서는 더 특별하고 기억에 남는 졸업식 문화가 생긴 것 같아 보기 좋다”고 했다.
/송윤지 기자 ss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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