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추태호 부산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 명예교수 “동천 오염 문제, 데이터 기반 시스템 이해하는 해결책 필요”

김동우 2026. 2. 22. 18:0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한토목학회 탄소중립위원장 활동
데이터 기반 구조·원인 진단이 우선
구간별 센서 통해 다양한 지표 관측
하천 내외 변수 통합 계산 모델 필요

“동천 오염 문제는 수질이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조를 이해하는 체계가 먼저 만들어져야 합니다.”

부산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추태호 명예교수는 동천 문제를 ‘시스템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실상과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 없이 단기적인 성과 중심의 사업이 반복되면서 수질 오염, 범람 등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추 교수는 수자원 관리와 재해 방지 전문가다. 2023년 부산대에서 정년 퇴임한 뒤에도 대한토목학회 탄소중립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하천 관리, 도시 침수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있다.

추 교수는 부산의 도심 서면을 관통해 북항으로 흐르는 동천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 왔다. 공학자에게 동천은 단순한 하천이 아니라, 도시 내수(관로), 지류 하천, 본류, 바다 조위가 동시에 작동하는 복합 시스템이다. 추 교수는 고도화된 도시화로 자연적인 물 관리·생태 유지 등의 기능이 거의 상실된 상태에서 수질, 홍수, 생태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추 교수는 “동천은 단순히 관리 대상 하천이 아니라, 부산 도시 구조의 취약성이 집약된 공간”이라며 “동천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낙동강 역시 같은 문제를 반복하게 된다”고 말했다.

수질 오염은 동천의 만성 질환이다. 부산시는 지난 수년간 동천 수질 개선을 위해 준설과 바닷물을 끌어오는 해수 도수 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에는 복개 하천 양측에 우·오수 분리벽을 설치해 성지곡의 맑은 물이 흐르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수백억 원에 이르는 예산이 투입됐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추 교수는 “왜 물이 정체되는지, 왜 특정 구간에서 반복적으로 문제가 생기는지에 대한 진단 없이 사업이 진행돼 왔다”며 “이런 상태에서는 아무리 많은 예산을 투입해도 문제의 형태만 바뀔 뿐, 본질은 해결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내수, 하천, 바다를 각각 다른 기관에서 관리하는 체계도 추 교수가 꼽는 문제다. 추 교수는 “물은 행정 구분을 따르지 않는다”며 “분절된 관리 구조가 동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게 만드는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추 교수는 동천 문제 해결을 위한 첫걸음으로 100~200m 간격의 구간별 관측 센서 설치를 제안한다. 이 센서로 수위와 유속, 체류 시간과 같은 수리 지표와 용존산소, 탁도, 수온과 같은 수질 지표를 동시에 측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추 교수는 “동천과 같은 도시 하천에서는 구간별 특성이 급격히 달라지기 때문에 구간별 센서는 문제 시작점을 파악하기 위한 최소 조건”이라며 “특히 체류 시간과 용존산소는 생태 붕괴를 예측할 수 있는 핵심 변수”라고 밝혔다.

통합모형 구축은 추 교수가 구상하는 도시 하천 관리의 핵심이다. 통합모형이란 내수 유입, 지류 합류, 본류 흐름, 바다 조위, 수질 변화 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계산할 수 있는 모델이다. 추 교수는 “가장 먼저 센서와 데이터, 통합모형을 연결하는 기본 프레임을 만들어야 한다”며 “새로운 사업보다, 기존 데이터를 통합하고 실시간으로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체계를 먼저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전했다.